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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 예정지 키르쿠크는

입력
2004.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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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군 추가 파병지인 키르쿠크는 사담 후세인 정권 시절 북부 국경지역 등으로 쫓겨났던 쿠르드족이 최근 속속 귀환하면서 종족 및 파벌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현재 4,000가구 이상의 쿠르드족이 키르쿠크 경계지역에 텐트촌을 형성하고 있으며 미군과 경찰, 친미 정당 등을 겨냥한 무장세력의 공격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경기도 정도의 면적에 약 95만 명이 거주하는 키르쿠크에는 쿠르드족(40%), 아랍족(30%), 투르크족(25%) 등 다양한 민족이 섞여 살고 있다. 1950년대 말까지만 해도 쿠르드족이 대부분이었지만 70년대 사담 후세인이 아랍화 정책을 펴면서 아랍인을 대거 이곳에 이주시켜 지금과 같은 다양한 민족 분포가 형성됐다.

최근 키르쿠크에서 잇따르고 있는 종족간 분쟁은 이런 인위적 이주정책이 낳은 인종적 갈등에다 27년 유전이 발견된 이후 경제적 이해관계가 첨예화한 것이 불씨로 작용하고 있다.

쿠르드족은 지난해 이라크 정부가 붕괴되자 키르쿠크에 대한 역사적 점유권을 강하게 주장하고 나섰다.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의 쿠르드족 위원들과 종파 지도자들은 직접선거로 구성된 이라크 의회가 개원되기 전 키르쿠크를 쿠르드족 자치지역으로 하는 내용의 이라크 연방안 구성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랍계는 쿠르드족의 자치지역 구상은 물론, 쿠르드족 복귀 등 쿠르드족이 입김을 강화하려는 어떠한 시도에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키르쿠크의 아랍계 무장세력들은 "이라크 재건이 아닌, 미군에 협력할 목적으로 군대를 파견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만약 한국이 파병한다면 미군과 똑 같은 침략자로 간주돼 보복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추가 파병되는 한국군은 키르쿠크에 주둔중인 미군 173공정여단의 임무를 이어받게 된다. 미군 외 경찰 3,000여 명, 민방위대 1,100여 명, 시설경비대 300여 명 등 현지인들이 키르쿠크의 치안을 맡고 있다.

이라크 석유의 40%를 생산하는 키르쿠크는 80년대 말 현대건설이 대규모 상수도 건설공사를 한 적이 있어 이곳 주민들은 한국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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