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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031>에드거 스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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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031>에드거 스노

입력
2004.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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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2월14일 미국 저널리스트 에드거 파크스 스노가 67세로 작고했다. 스노는 그가 젊은 시절 누비고 다녔던 중국만이 아니라 한국에도 잘 알려진 기자다. 그의 저서 '중국의 붉은 별'(1936)이 1980년대에 번역돼 널리 읽힌 덕분이다. 한국인들에게 스노라는 이름은 한 때 그의 아내였던 님 웨일스(1907∼1997)와 포개져 기억된다. 김산이라는 가명으로 중국에서 활동한 한국인 혁명가 장지락(張志樂)의 회상을 웨일스가 기록한 '아리랑'(1941)이 역시 1980년대에 번역돼 젊은이들에게 널리 읽혔기 때문이다.스노와 웨일스는 둘 다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출신으로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공부했고, 10여년 간 중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20세기의 가장 기다란 혁명의 도정을 전세계에 알렸다. 두 사람 다 탁월한 현장 기자였을 뿐만 아니라 연구자·저술가 기질도 있어서 한국인들에게 잘 알려진 두 저서 외에도 책을 여러 권 썼다. 스노의 '극동전선'(1932) '아시아 전쟁'(1941) '우리 편의 민중'(1944), 웨일스의 '안에서 본 붉은 중국'(1938) '중국 노동운동'(1945) 등이 그 예다.

'중국의 붉은 별'은 홍구(紅區)로 들어간 스노가 마오쩌둥(毛澤東), 주더(朱德), 펑더화이(彭德懷)를 비롯한 혁명가들의 인터뷰와 현장 취재를 통해 장정(長征) 기간 동안 혁명 세력이 겪었던 온갖 고난과 그럼에도 끝내 놓을 수 없었던 희망을 생생하게 기록한 역작이다. 이 책은 중국 외부 세계 사람들이 중국 혁명에 우호적인 시선을 지니게 하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 '중국의 붉은 별' 집필을 위한 취재 과정을 통해 스노는 중국 혁명의 핵심 인물들과 친교를 맺게 되었고, 그래서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후에도 정권의 수뇌부를 원할 때마다 만날 수 있는 극소수 미국 기자에 끼일 수 있었다.

고종석

/논설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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