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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행 깬 보도로 국제적 위신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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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행 깬 보도로 국제적 위신 추락

입력
2004.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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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배아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해 세계적 조명을 받은 황우석 교수팀이지만 정작 본인들은 12일 내내 곤혹스런 하루를 보냈다. 과학적 발견에 대한 국제적인 보도제한(엠바고)이 미국 시애틀에서의 기자회견 전에 한 국내 언론에 의해 깨졌기 때문이다.전 세계에서 1,500명의 기자를 불러 13일 새벽(한국시각) 황 교수팀의 기자회견을 준비하던 사이언스측은 하루 앞선 12일 중앙일보가 연구결과를 대서특필하자 3시간에 걸쳐 대책회의를 갖고 엠바고를 전격 해제했다. 국제 과학계의 관례인 엠바고가 깨지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사이언스측은 자체적으로 엠바고가 파기된 경위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교수팀은 공식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연구결과 보도는 사이언스와 미국국가과학진흥협회에 의해 13일 새벽 4시까지 엠바고가 설정돼 있었는데 중앙일보가 연구 당사자에게 확인도 하지않고 일방적으로 연구내용을 보도해 한국과학계의 국제적 위신이 추락했다"고 밝혔다. 황 교수는 전화통화에서 "사이언스측이 이번 업적을'과학적 신기원'이라고까지 평가해 전세계 언론기관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와 강연이 줄지어 예정됐었는데 앞으로 어떤 불이익을 받을지 모르겠다"며 "지금은 귀국하기조차 싫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세계적 권위의 전문 저널은 엠바고를 어긴 경우 예정된 논문 게재를 취소하는 일도 있다.

황 교수를 동행한 문신용 교수는 "엠바고 파기사실이 알려지기 직전까지 각국 과학자들과 기자들의 축하전화가 쇄도했으나 엠바고가 깨지자 많은 기자들이 예정된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통보해왔다"고 말했다.

사이언스와 뉴욕 타임스 등도 관련 기사를 통해 '한국의 언론보도 때문에 엠바고 시점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이언스측은 13일 시애틀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여는 동시에 온라인에 기사를 띄우고 4∼6주 후 논문을 인쇄판에 게재할 예정이었다. 한편 황 교수팀의 연구를 지원한 과기부는 국내 기자회견을 준비하지도 않은 채 "13일 오전 발표하려 했다"고 뒷북을 쳐 연구개발의 수준과는 한참 뒤떨어진 연구관리 수준을 드러냈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김신영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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