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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스펀 "美경제 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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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스펀 "美경제 낙관"

입력
2004.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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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미국 경제에 대해 강한 낙관론을 피력했다. 말을 아끼기로 유명한 그의 명확한 발언으로 뉴욕 증시를 비롯한 세계 금융시장은 즉각 '그린스펀 효과'를 만끽했다.그린스펀 의장은 11일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 증언을 통해 "지난해는 경제성장이 평균 이하에서 보다 강력한 팽창으로 돌아서는 분기점이었다"며 "지속적으로 강한 성장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유가 급등 등 예기치 못한 변수가 남아 있다고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증언의 상당 부분은 낙관적인 전망으로 채워졌다. 뉴욕타임스는 "FRB 의장 취임 이후 그린스펀 의장이 밝힌 전망 가운데 가장 낙관적"이라고 평했다.

투자자들을 더욱 기쁘게 한 것은 이 같은 고무적인 경제 전망에도 불구하고 FRB가 현재 1%인 기준금리를 조기에 올리지 않을 것이란 사실이 분명하게 확인된 점이다.

그린스펀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매우 낮고 노동력이나 생산장비의 가동이 아직도 저조한 상황에서 FRB는 현재의 정책 유지에 인내심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 확장 국면에서는 보통 인플레이션이 나타나기 쉬우며 이 경우 통화당국은 금리를 올려 시중의 자금을 환수하는 방법으로 대처한다.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에서 지난해 7월 이후 매 성명마다 포함됐던 저금리 기조 유지 앞에 "상당한 기간"이라는 수식어가 사라지자 투자자들은 조기 금리인상을 우려했고 뉴욕 증시가 급락하는 소동을 겪기도 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구체적으로 현재 5.6%인 실업률이 4% 근처로 떨어져야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기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FRB 경제전망 보고서는 올해 경제성장률은 4.5∼5.0%, 물가상승률은 1∼1.25%, 실업률은 5.25∼5.5%로 각각 전망했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적어도 올해 안에는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적다는 말로 받아들였다. 그린스펀 의장은 다만 초저금리 기조가 FRB 정책과 "무한정 양립할 수는 없다"고 말해 장기적인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침체된 고용시장도 조만간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고 올해 일자리가 260만 개 늘어날 수 있다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전망에 대해서도 생산성 향상 속도가 둔화된다면 "아마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그러나 사상 최대규모인 재정적자에 대해서는 심각한 우려를 표시, 의회에 이에 대한 통제를 강력히 촉구했다.

그린스펀 발언 이후 이날 뉴욕 증시는 다우존스 지수가 1만700선을 넘어서며 2001년 6월 이후 2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강세를 보였다. 12일 일본 한국 홍콩 싱가포르 등 주요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동반 상승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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