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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출발! 2박 2일- 해남·장흥·영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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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출발! 2박 2일- 해남·장흥·영암

입력
2004.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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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꼬리가 길다. 지난 주 남도에는 칼바람과 함께 거친 눈발이 흩날렸다. "아따! 도대체 지구 온난화 현상은 어디 강겨? 추워 죽겄네잉." 남도 주민들의 엉뚱한(?) 비명엔 장난기가 섞여있다.전남 해남, 영암, 장흥 등은 추위가 없는 곳이다. 월동배추 전국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올해는 조금 다르다. 남도의 봄은 어디에 있을까. 하얀 눈길에서 차를 몰며 찾아보기로 했다. 봄을 찾지 못하면 어떠한가. 남도는 볼거리와 먹을 거리가 풍성한 답사 1번지다. 성급하게 찾아온 봄의 전령을 어느 한 구석에서 만난다면….

● 준비

해남군의 땅끝마을에서 1박, 영암에서 2박을 한다. 과거 작은 포구에 불과했던 땅끝마을(송지면 갈두리)에 관광객이 몰리면서 숙박시설이 많이 생겼다. 하지만 토요일 예약은 하늘의 별따기는 아니라고 해도 매우 빡빡하다. 금요일 밤은 조금 여유가 있다.

일찍 예약을 해야 한다. 규모별로 나열하면 땅끝테마파크(061-535-1000) 땅끝콘도(061-533-5551) 땅끝올인파크(533-6688) 콘도형땅끝모텔(535-5001)의 순이다. 모두 30실이 넘는 숙박시설이다. 그 밖에 민박이 많다. 황토방민박(533-2787) 케이프민박(535-1680) 등이 있다. 땅끝관광지 관리사무소 (061)533-9323.

영암에서 가장 큰 숙박시설은 월출산온천관광호텔(061-473-6311)이다. 영암온천 대욕장이 이 호텔 안에 있다. 영암읍에 원출산모텔(473-7943) 소프트모텔(471-8101) 월출장파크(471-0693) 등이 있다. 영암군 문화관광과 (061)470-2121.

여행 지역에는 호남의 명산들이 많다. 산행을 겸하기를 원한다면 아이젠 준비가 필수. 모두 돌산이기 때문에 양지쪽은 녹았지만 그늘에는 두꺼운 얼음이 남아있다.

● 출발(금요일 오후 6시)

해남 땅끝마을로 향한다.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목포까지 간 후 1번 국도를 이용해 대불공단 쪽으로 향한다. 영산강하구둑을 건너면 바로 영암땅. 오른쪽으로 해남과 땅끝마을을 알리는 이정표가 나온다. 우회전한다. 여기서부터는 길이 복잡하지만 이정표만 잘돼 있어 정신만 차리면 길 잃을 염려는 없다. 수도권에서 약 5시간 걸리는 먼길이다.

● 해남 여행(토요일 오전 6시)

아침 일찍 서두른다. 일출을 보기 위해서다. 땅끝마을 뒷산에 있는 땅끝전망대에 오른다. 저녁이면 일몰의 명소이고 아침에는 일출의 명소이다. 다도해 사이로 올라오는 붉은 태양을 보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땅끝마을부터 강진읍까지를 오전 일정으로 잡는다. 볼 것이 너무 많기 때문에 일정을 잘 잡아야 한다.

땅끝국민관광지를 시작으로 사구미해수욕장, 달마산, 미황사, 두륜산, 미황사, 윤선도유적지, 다산초당, 백련사, 영랑생가 등의 순서로 답사를 한다. 모두 다 돌아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땅끝마을의 매점에서는 이 지역 터줏대감인 천기철(도서출판 땅끝문화)씨가 직접 발로 뛰어 제작한 자세한 남도 여행 지도를 구입할 수 있다. 들를 곳과 포기할 곳을 미리 체크한다.

● 장흥여행(낮 12시 30분)

장흥에서 점심식사를 한다. 힘겹게 돌았으니 든든하고 푸짐한 한정식이 좋다. 남도의 싱싱한 해산물과 넉넉한 인심으로 상을 차린다. 장흥읍내의 군청인근의 신녹원관(061-863-6622) 등이 유명하다. 4인상을 기준으로 4만 8,000원부터 시작한다.

점심을 마치면 장흥여행을 시작한다. 밖으로 나서면 우선 스카이라인부터 눈을 시원하게 한다. 천관산, 제암산 등으로 둘러싸여 있는 마을이다. 빼놓을 수 없는 곳은 천관산. 최근 이 산에 명물이 생겼다. 문학공원이다. 장흥은 문학의 고장이다. 소설가 송기숙, 이승우, 이청준, 한승원씨 등 많은 문인들이 이 곳에서 태어났다. 이들 작품의 테마와 소재가 됐던 곳도 바로 장흥이기도 하다.

순수 민간인들의 힘으로 천관산 중턱에 문학공원을 조성하고 각종 시비를 세워놓았다. 인상적인 것은 문학공원과 진입로에 늘어선 돌탑. 마을 사람들이 하나 둘 만든 것으로 크고 작은 탑 800여기가 도열해 있다. 문학공원에서 내려다보면 돌탑들 사이로 다도해의 풍광이 펼쳐진다.

또한 들를 곳은 영화 '축제'의 촬영지인 남포마을이다. 영화 촬영 이후 알음알음으로 여행객이 찾더니 이 곳의 석화구이가 맛있고 정취가 있다는 것이 소문이 나면서 이제는 유명 관광지가 됐다. 이 마을이 서울의 광화문에서 정확하게 남쪽에 있다는 점에 착안, 정남진(正南津)이라는 이름의 관광지화 사업이 전개되고 있다. 석화구이가 정말 맛있다. 남포는 장흥여행의 끝 행선지로 정하는 것이 좋다. 영암으로 향한다. 영암에 도착하면 이미 밤중이다. 온천욕후 잠을 청한다.

● 영암여행과 귀경(일요일 오전 8시)

영암의 여행지는 월출산 인근에 위치해 있다. 아침에도 온천욕을 한 후 느긋하게 오전 10시께 아침 겸 점심을 먹는다. 장소는 독천. 호텔에서 큰길로 나와 우회전, 서쪽으로 약 20분을 달리면 독천 시가지에 든다. 마을길에 낙지집이 즐비하다. 갈비와 낙지를 섞어 끓인 갈낙탕, 낙지의 시원한 맛만 낸 연포탕이 맛있다. 낙지금이 워낙 올라서 조금 비싸다. 영명식당(061-472-4027) 독천식당(472-4222) 등이 유명하다.

왕인박사 유적지, 도갑사, 구림도기문화센터, 천황사 등은 필수 코스. 특히 천황사 진입로 양편으로 보리밭이 펼쳐진다. 비로서 비집고 들어온 봄을 느낀다.

귀경은 나주-광주를 거쳐 호남고속도로를 이용한다. 나주쯤 오면 배가 출출할 시간. 옛 나주군청 인근에 유명한 나주곰탕집이 몰려 있다. 남평식당(061-333-4665) 하얀집(333-4292)등이 손님이 많은 집이다.

/글·사진 권오현기자 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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