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 270년 2월 14일, 연예 결혼을 엄격히 금지했던 고대 로마에서 사랑하는 남녀를 도와주다가 이교도의 박해로 순직한 사제 밸런타인을 기리기 위해 시작됐다고 전해오는 밸런타인데이가 내일이다. 초콜릿 판매를 늘리려는 기업의 상술일 뿐, 실제 그렇게 애틋한 이야기는 없었다는 주장도 있지만, 어쨌든 밸런타인데이는 사랑을 나누는 행복한 날이다.디즈니채널 ‘포카혼타스’(토 오후 8시30분)와 ‘신데렐라2’(토 밤 10시)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초콜릿을 살짝 전하면서 함께 보기 딱 좋은 애니메이션이다.
미국 인디언 혈통의 아름다운 젊은 아가씨 포카혼타스와 모험심 많은 영국 해군 대위 존 스미스의 전설적인 사랑 이야기를 그린 ‘포카혼타스’는 특히 매혹적인 푸른 눈의 영화배우 멜 깁슨이 존 스미스 대위의 목소리를 연기, 그 매력을 한층 더해주고 있다. 그래서일까. 스미스의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그는 멜 깁슨이 된다. ‘왓 위민 원트(What Women Want)’에서 여성의 마음을 술술 읽어 주었던 그 남자. 멋졌다.
고전적 러브 스토리 신데렐라의 후속작인 ‘신데렐라2’는 신데렐라와 왕자님의 성대한 결혼식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순종적이고 착하기만 했던 신데렐라가 왕자님과 결혼하고 나더니 주도적이고 용기 있는 여인이 되었다. 따뜻한 마음과 지혜로움으로 하루가 다르게 성(城)을 밝고 화사하게 만들어가는 신데렐라가 참 아름다운 애니메이션이다. 브룩 앨리슨이 부른 ‘Follow Your Heart’, ‘The World Is Looking Up To You’, ‘It's What's Inside That Counts’의 아름다운 선율과 흥겨운 리듬은 밸런타인데이의 분위기를 한층 돋워주는데 한 몫을 한다.
애니메이션이 연인과 함께 보기 좋은 이유는 주인공이 아무리 아름답고 멋져도, 그래서 입이 닳도록 칭찬해도 그가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내 연인이 결코 질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랑은 음악을 타고 온다고 했다. 채널[V] 코리아 ‘러브 메신저’(금~일 오후 6~8시, 밤 10~12시)는 내용과 형식에 관계없이 시청자들이 전하는 문자 메시지와 최신 뮤직비디오를 생방송으로 보내주는 생방송 시청자 리퀘스트 프로그램이다. 밸런타인데이에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할 수 없다면, 방송을 통해 사랑의 메시지를 전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예전 같으면 엽서를 통해 방송에 연서(戀書)를 보냈지만, 다양한 통신 기기의 발전으로 이제는 휴대폰이나 컴퓨터를 이용해 사연을 보내는데 것이 보편화되고 있다. 세상이 그렇게 빨리 돌아가는 걸 어쩔 수야 없지만, 사랑도 빨리 왔다 빨리 가는 게 아닐까 걱정되기도 한다.
영화 보고, 음악 듣다 보면 배도 고플 것이다. 푸드채널 ‘제이미’s kitchen’(토 오후 7시30분, 일 낮 12시)을 보며 ‘바닷가재 샌드위치’를 만들어 연인과 함께 나눠먹자. 사랑이란 양념이 가득 들어간 샌드위치를 들고 가까운 공원에라도 나가 밤 하늘의 별을 세며 서로에게 먹여주면 이 또한 행복일 것이다. “자기 한 입, 나 한 입.”
사랑하는 마음보다 더 좋은 건 없을 것이다. 나누면 나눌수록 커지는 사랑, 초콜릿은 많이 먹으면 충치가 생길 수도 있지만, 사랑은 많이 먹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으니, 이번 주말 사랑을 듬뿍 듬뿍 나눠보자.
/공희정 스카이라이프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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