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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문 수석 퇴진, 시스템 보좌 계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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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문 수석 퇴진, 시스템 보좌 계기로

입력
2004.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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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의 전격 사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 수석은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동반자로 국정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기 때문이다. 그는 또 대통령 주변 부산·경남 인맥의 핵심이기도 했다. 문수석은 열린우리당이 줄기차게 요구한 부산 출마에는 응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 뒤, 지친 상태여서 쉬겠다고 말했다.문 수석은 최근 대통령 사돈 민경찬씨 펀드의혹 등 친인척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또 최도술 전 총무비서관의 구속과 이광재 전 국정상황실장과 양길승 전 부속실장의 수뢰의혹 등 대통령 주변 비리에도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그의 퇴진이 업무능력 때문이라는 견해는 많지 않다. 그를 겨냥한 주된 비난은 특정인에게 힘이 쏠려 국정을 전횡할 가능성 때문이었다. 자신의 분야가 아닌 업무까지를 섭렵하고 출신지역 인맥을 지나치게 옹호한다는 문제 제기가 여러 곳에서 있었다.

우리당의 염동연 전 대통령 정무특보는 불과 며칠 전 그를 왕 수석이라고 지칭하며 "정권이 흔들리는 데 대해 중요한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라고 직격탄을 퍼부었다. 염 전 특보의 발언은 문 수석의 출마를 촉구하는 데 무게중심이 있었지만, 국정난맥의 책임을 지적하는 대목은 상당한 공감을 얻기도 했다.

문 수석의 퇴진은 출마가 확정된 문희상 비서실장과 유인태 정무수석 등의 교체와 함께 청와대 비서실의 대폭 물갈이를 예고하고 있다. 출범 1년이 채 안된 청와대 비서실의 전면개편은 청와대가 국정의 본산으로서 시행착오를 청산하고 거듭 태어나는 계기가 돼야 한다. 새 비서실장에는 김우식 연세대 총장이 내정됐지만, 유능한 인재들이 청와대에 들어가 시스템으로 대통령을 보좌하는 전통이 확립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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