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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사지 석탑 44년만에 해체 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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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사지 석탑 44년만에 해체 보수

입력
2004.0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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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감은사지 서3층석탑(국보 112호)이 44년 만에 해체 보수되고 동3층석탑(국보 112호)과 불국사 다보탑(국보 20호), 3층석탑(석가탑·국보 21호)도 보수된다.국립문화재연구소 경주석탑보수정비사업단(단장 윤광진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장)은 11일 "감은사지 3층 석탑과 불국사 다보탑, 석가탑 등 석탑 4기에 대한 안전점검 실시 결과 8월 감은사지 서탑을 부분 해체 보수하는 등 2006년까지 정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업단은 자문위원회와 문화재위원회 검토를 거쳐 이같은 방안을 지난 해 12월 결정했으며, 문화재청은 이달 중 보수정비 설계 용역을 발주할 방침이다.

1960년 전면 해체 보수한 감은사지 서탑은 동탑과 함께 신문왕 2년(682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우리나라 3층 석탑의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사업단 관계자는 "풍화작용으로 점검 결과 보존 상태가 가장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3층 옥개(지붕)석의 경우 남쪽 일부 부재(部材)가 처지고 받침석도 내려앉아 옥개석 부재들이 서로 벌어지는 등 심각하게 훼손됐다. 또 바닷바람의 풍화 작용으로 석탑표면이 벗겨지거나 떨어져나간 것도 확인됐다. 따라서 감은사지 서탑은 우선 3층 옥개석을 해체한 뒤 관계 전문가들의 자문을 거쳐 추가 해체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60년 보수 당시 콘크리트로 보강된 상층 및 하층기단과 탈락된 부분을 석탑과 동일한 재질인 화강암으로 보수하고, 속을 채워 넣은 시멘트도 제거할 방침이다.

감은사지 동탑은 적심(표면석재를 보강하기 위한 돌)이 내려앉아 옥개석 및 상층기단의 갑석(표면을 평탄하게 하기 위해 덮는 돌)이 들려있고 전반적으로 풍화작용으로 인한 균열 등이 발견됐다. 동탑은 지난 96년 해체 보수 뒤 적심이 내려앉는 등의 문제점이 지적돼왔으나, 이번 보수 공사에서는 변형 여부를 점검, 추후 보수 범위를 결정키로 했다.

석가탑은 적심 중 큰 돌은 남아있으나 잡석이 제자리를 벗어나면서 기단 지대석이 틀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단은 석가탑에 대해 기단부까지 해체 보수할 것을 건의했으나 자문위원회는 일단 현 상태를 유지하면서 보강할 것을 결정하는 등 보수 범위를 두고 논란이 벌어졌다. 정교한 조각으로 이뤄진 다보탑은 상륜부 보개 북측면 일부가 떨어져 나가고 2층 8각 난간을 구성하는 부재들이 균열되는 등 특정 부분의 경우 훼손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단은 다보탑의 경우 훼손된 소부재를 교체할 방침이다.

한편 이번에 해체 보수에 대해 감은사지 석탑은 이미 2년 전에 실시한 정밀 안전진단에서 문제점이 지적됐음에도 불구하고 문화재 당국이 방치하다 뒤늦게 나섰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특히 지난 해 문화재청에 대한 국감에서도 훼손 가능성이 집중 거론되는 등 관련 전문가들이 보수를 꾸준히 요구해왔으나 국립문화재연구소는 "구조적 이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혀오다 국정감사 직후 해체·보수 결정을 내리고, 그 결정사실조차 공개하지 않은 배경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사업단 관계자는 "구조적으로 큰 변형이 발견됐거나 진행되고 있는 상태는 아니다"며 "향후 효율적인 보존 관리를 위해 복구가 어려워지기 전에 미리 보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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