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선물위원회가 11일 금강고려화학(KCC)에 대해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20.78%의 처분 명령을 내렸음에도 현대엘리베이터 주가는 큰 동요가 없었다. 이날 현대엘리베이터의 주가는 오전 4%가량 상승하다가 증선위의 처분 명령이 내려진 뒤 하락으로 반전, 결국 전날보다 400원(0.67%) 떨어진 5만9,6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 같은 반응은 KCC측의 공식적인 반응과 향후 대처방안이 나오지 않은데다 KCC측이 지분을 처분한 뒤 재매입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반영된 때문으로 분석된다.전문가들은 앞으로 KCC의 주가는 물량부담으로 하락세를 탈 수밖에 없으며, KCC가 밝힐 대응책에 따라 그 강도가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당장 KCC측은 5월20일까지 전 물량을 장내에서 매각해야 한다. 특히 특정인과 약속해 매매할 수 없게 돼 대량 물량이 시장에 나올 수밖에 없다.
물론 정상영 KCC 명예회장과 KCC가 다시 지분을 장내에서 매수할 수는 있지만, 1%이상의 지분변동이 생길 경우 5거래일 내에 신고하도록 규정돼 있어 운신의 폭이 좁은 상태다. 특히 투자자들이 이 같은 KCC측의 '애로사항'을 노려 대거 매수에 나설 경우 주가가 급등해 KCC측의 자금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
삼성증권 송준덕 팀장은 "증선위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급락하지 않은 것은 KCC가 주식 재매집에 나설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감 때문"이라며 "그러나 KCC측이 엄청나게 증가한 매입 비용을 감수하고 다시 지분 경쟁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우증권 성기종 선임연구원도 "현대엘리베이터의 적정 주가는 실적을 감안할 때 3만원∼3만5,000원 수준"이라며 "매도 물량 증가로 거품이 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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