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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全씨 숨긴 돈 끝까지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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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全씨 숨긴 돈 끝까지 찾아야

입력
2004.0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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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의 숨겨진 돈이 드디어 꼬리가 잡혔다. 차남 재용씨의 차명계좌에서 발견된 괴자금 167억원 가운데 73억원이 전씨 비자금으로 확인됐다. 전씨가 1977년 뇌물죄로 추징금 2,225억원을 선고 받고 332억원을 추징 당한 뒤 부인해온 검은 돈의 뿌리가 일부나마 실체를 드러냈다. 전씨의 그동안 언동이 가증스럽지만, 검찰이 제대로 추적을 했는지 하는 의문을 지울 수 없다.국가원수를 7년 이상 했던 전씨의 행적은 우리를 참담하게 한다. 전 재산이 29만원이라고 주장한 뻔뻔스러움에다, 꼬리를 무는 일가족의 재산은닉 의혹은 성실하게 살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을 분노케 했다. 노숙자 명의의 차명계좌에 구린 돈을 은닉하고 여자 탤런트에게 재산을 분산하는 등의 처사는 이 땅에 정의가 발 붙이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탄식이 절로 나오게 한다.

연희동 자택이 경매에 부쳐졌지만 재산형성 과정이 검증되지 않은 처남이 예정가를 넘는 금액으로 경락 받았고, 동생 경환씨도 괴자금 보유의혹을 받는 등 주변은 부정한 돈의 악취가 진동하고 있다. 출판사를 하는 장남 재국씨도 은닉혐의 선상에서 자유롭지 않다. 시중에는 전씨의 핵심 측근 중 상당수가 비자금 숨기기의 공범이라는 얘기마저 나돌고 있다.

검찰은 재용씨를 조세포탈 혐의로 구속한 데 이어 전씨를 내주 중 소환키로 했다. 그에게 비자금의 전모를 털어놓고 국민에게 사죄하라는 주장은 한가하다. 검찰은 전씨의 재산을 끝까지 추적, 환수해야 한다. 그래야만 상처받은 국민자존심이 치유받을 수 있고, 땅에 떨어진 법의 형평성도 그나마 되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은 뻔뻔스런 얼굴로 전직대통령의 청와대 모임에 참석하는 전씨를 더 이상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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