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공격적 매수세가 되살아나면서 종합주가지수가 11일 전고점인 873.61을 돌파하며 지수 900선 공략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특히 이날 증시에서는 삼성전자 등 대형주를 중심으로 무려 30개 종목이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고, KOSPI 선물시장의 미결재약정이 1만계약 이상 급증하는 등 긍정적 신호가 잇달아 추가 상승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수급에 기댄 유동성 장세에 불과하지만 일단 전고점 돌파는 지수 추가 상승에 청신호"라고 평가했다.외국인 4일간 1조 순매수
서방선진7개국(G7) 회의를 앞두고 잠시 주춤했던 외국인은 6일부터 공격적 매수세를 펼치며 4거래일 만에 순매수 1조원을 넘기며 지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이 같은 매수세가 우선 G7 회의 후 미국 금리인상이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으로 아시아지역에 대한 유동성 공급이 유지된 가운데 원화 환율은 적어도 1,150원대까지는 낮아질 것이라는 계산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증권 김영익 실장은 "한마디로 경기 모멘텀에 따른 주가 상승 차익과 환차익을 동시에 노린 투자"라고 말했다.
여기에 1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분기 조정회의를 앞두고 한국 증시가 MSCI 및 FTSE 선진국 지수 편입과 관련한 긍정적 조짐 등도 '바이코리아(Buy-Korea)'를 부채질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 매수세가 1월과 달리 중형 우량주로까지 확산하고 있는 점도 지수 상승의 기대감을 높이는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보기술(IT) 및 수출 관련 핵심 블루칩 중심의 1월 장세가 해당 종목의 주가급등 부담을 야기했다면, 이번에는 매수세가 금융·기초소재 등으로 확산되면서 지수 지지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지수 상승 추세 다져
이번 상승세는 뚜렷한 중기 모멘텀이 부상하지 않은 유동성 장세인데다 개인이나 기관 등 국내 투자자가 여전히 증시를 외면하고 있어 대세상승을 기대하기는 이른 시점이다. 그러나 상당수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 자금 유입이 지속될 경우 900선 돌파도 기대할 만하다는 낙관론을 내놓고 있다.
장재익 동원증권 연구원은 "당장은 아니겠지만 12일 MSCI 지수 분기조정회의에서 긍정적인 코멘트가 나올 경우 시장은 또 한 번의 상승 무드를 탈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경우 외국인의 매수세는 MSCI 지수에 편입됐거나 편입이 가능한 60개 내외의 대표 우량주에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허재환 연구원도 "일단은 외국인 선호 종목에 대한 차별화 장세가 재연될 것"이라며 "핵심 블루칩 외에 최근 외국인 순환매에서 부각하고 있는 금융주, 기초소재주에 대해서도 관심을 둘 만하다"고 추천했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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