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허위폭로로 논란을 빚은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10일 청문회에서 이용섭 국세청장에게 폭로의 진위를 가리기 위한 조사권 발동을 요청했다가 면전에서 거절당했다.홍 의원은 이날 "위조 양도성예금증서(CD) 때문에 괴자금 의혹의 본질이 호도되고 있다"면서 "국세청이 노무현 대통령 당선 축하금으로 의심되는 1,300억∼1,800억원대 자금을 조사할 의향이 없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이 청장은 "대선자금의 경우 검찰과 법원에 계류 중일 뿐 아니라 특검에서도 조사중이지 않느냐"며 "특정 기업의 탈루 혐의가 있을 때만 계좌추적 등 조사권을 발동할 수 있다"고 완곡하게 거부했다.
그러자 홍 의원은 "증여세 탈루 가능성도 있는 자금인데 정식 조사는 아니더라도 확인은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이에 이 청장도 정색하며 "국세행정을 하는 데 있어서 정식이 어디 있고 가식이 어디 있느냐"고 고개를 저었다. 홍 의원은 "그래도 국세청이 확인 책임은 있지 않느냐"고 계속 '떼'를 썼으나 이 청장은 "국세청은 그럴 권한도 책임도 없다"고 재차 거부했다. 홍 의원은 결국 머쓱해진 채 썬앤문 감세청탁 의혹 쪽으로 화제를 돌릴 수 밖에 없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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