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산업지다인학과를 졸업한 후 현재 에버랜드 디자인실에 근무하고 있는 이용렬(36·사진) 과장. 에버랜드의 놀이기구나 시설의 개선작업 디자인은 모두 그의 손을 거쳐간다. 각종 축제나 이벤트 관련 디자인도 그의 몫이다.우리나라에서 이씨와 같은 테마파크 디자이너는 현재 100여명. 놀이공원 뿐 아니라, 전쟁기념관 한국민속촌 등 다양하게 진출해 있다. 업무 영역도 롤러코스터와 같은 놀이기구에서부터 매표소, 공원 상점의 인형, 화장실의 심볼 등 광범위하다.
테마파크 디자이너라는 직업은 디즈니랜드와 유니버셜 스튜디오 건립에 참여했던 여성 디자이너 니나 안이 1993년 대전 엑스포 작업에 참여하면서부터 주목받게 됐다. 아직 국내 테마파크 산업은 시작단계이지만, 관광, 레저 산업 등 서비스업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면서 각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무 특성상 대학에서 건축이나 디자인, 무대 디자인 등을 전공하지 않는 사람들은 도전하기가 쉽지 않다. 전문 교육기관은 아직 없다. 이 과장은 "테마파크 디자이너는 건축이나 디자인과 관련한 지식, 공간감각과 색채감 뿐 아니라, 다양한 경험에서 나오는 풍부한 상상력과 창의성이 필요하다"며 "특히 다양한 분야의 관계자들과 협업해야 하기 때문에 원만한 인간관계 역시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하나의 테마파크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테마파크 설치물과 조형물 디자인의 기초인 대본을 만드는 쇼어트렉션 작가, 계절에 맞는 꽃장식을 하는 플로리스트, 작은 이벤트나 행사에 필요한 무대 디자이너와 조명 디자이너 등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일해야 한다. 이 과장은 "화장실 디자인을 한 후 한 고객이 '쓰기 미안할 정도로 아름답고 예쁜 화장실'이라고 했을 때가 가장 기뻤다"며 "테마파크 디자이너는 환상과 꿈을 현실공간에서 만들어 내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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