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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태지 "우린 서로가 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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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태지 "우린 서로가 팬"

입력
2004.0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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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이 가수 서태지와 10일 오후 처음 만났다.서울 동교동 김대중 도서관 5층 집무실에서의 첫 만남은 김 전 대통령이 지난 달 말 MBC에서 방송한 서태지 관련 다큐멘터리 '서태지 20040129'의 인터뷰에 응하면서 "기회가 닿으면 서태지를 한 번 만나고 싶다"고 밝혔고, 서태지도 만나고 싶어해 성사됐다.

검은색 재킷과 힙합 스타일의 카키색 면바지에 흰색 운동화 차림으로 김대중 도서관에 도착한 서태지는 김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로부터 따뜻한 환영을 받았다. 김 전 대통령이 "오늘 가장 반가운 손님이 찾아와 기쁘다"고 인사를 건네자 서태지는 "3년 동안 정성껏 만들었다"며 최근 낸 7집 앨범 'Live Wire'를 선물했다.

김 전 대통령이 "방송하는데 말썽이라면서요. 옛날에도 '시대유감'이란 노래가 그랬는데…"라고 새 음반에 대한 관심을 표하자, 서태지는 "그래서 팬들과 함께 싸우고 있어요"라고 웃음으로 답했다. 김 전 대통령은 "서태지씨는 서양의 록음악을 우리 음악과 접합시킨 걸로 알고 있다. 그것이 높은 음악성의 비결이라고 생각한다"며 "나운규가 영화사에서 그렇듯이 서태지씨도 대중음악사에 길이 남을 것"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 전 대통령은 "정부가 나서서 문화일꾼을 도와주되 간섭하는 것은 오히려 죽이는 일"이라고 대중문화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서태지 다큐멘터리에서 "서태지는 21세기 새로운 시대, 음악과 춤에 있어서 선구적인 역할을 했고 젊은이들이 적극적으로 인생을 사는 데 영향을 줬다. 그는 단순한 가수가 아니라 사회적인 뜻을 가진 가수"라고 평한 바 있다. 또 서태지의 공연 때마다 화환을 보내 축하했고, 대통령 취임식에도 서태지를 공식 초청한 바 있다.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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