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여성 11명이 업주들의 영업상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자신들로부터 성상납을 받은 인천 계양경찰서 전·현직 경찰관 4명과 교도관 2명 등 모두 6명의 실명을 공개해 파문이 예상된다.이들 성매매 여성은 10일 서울 서초동의 한 법률사무소에서 성매매 여성들의 손해배상 소송을 맡고 있는 무료 법률지원단의 도움을 받아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은 사실을 폭로했다.
인천 계양구 작전동의 모 룸살롱 2곳에 근무하는 이들 성매매 여성은 작년 말 인천계양서 형사계 소속 A경장과 B경장 등 2명에게 성상납할 것을 업주로부터 수시로 강요 받았다. 이들 경찰관은 일주일에 서너 번씩 룸살롱에 찾아와 도박판을 벌이고 향응을 제공받았다가 성매매 여성들의 제보로 A경장은 지난 9일 구속되고, B경장은 불구속입건됐다.
또 지난달 다른 유흥업소에서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계양서 형사계 C경사는 물론, 현직경찰관 여러 명도 성상납을 요구했고, 같은 경찰서 생활안전과 D경사는 업소 단속정보를 업주들에게 유출했다고 성매매 여성들이 실명과 함께 폭로했다.
법률지원단은 룸살롱 업주 이모씨가 도박장 개장 혐의로 지난달 중순 인천구치소에 수감됐다가 보석으로 석방될 당시 인천구치소 교도관 E씨와 F씨 등 2명이 룸살롱에 찾아와 향응과 성상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들 전·현직 경찰관과 교도관에게 성상납을 하고 향응을 제공한 업주 이모씨 등 2명은 지난 2일 윤락알선 및 강요와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됐다.
성상납을 받은 공무원의 실명을 폭로한 한 성매매 여성은 "이들뿐 아니라 윤락행위를 단속해야 할 구청공무원도 업주와 결탁됐다"며 "수사를 담당한 일부 경찰관은 신경질을 내며 적대적인 자세로 괴롭히기도 했다"고 말했다.
법률지원단의 강지원 변호사는 "경찰관, 교도관과 유흥업소 업주들이 유착돼 여성들에게 성상납을 강요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성상납을 강제로 했던 이들 여성들은 입건조치를 취소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황재락기자 find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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