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9일 본회의에서 한화로부터 10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의원에 대한 석방요구 결의안을 무기명 비밀투표에 부쳐 찬성 158표, 반대 60표로 통과시켰다.검찰은 '회기 중 국회의 석방 요구가 있으면 석방된다'는 헌법 44조2항에 따라 이날 오후 8시께 서 의원을 석방했다.
그러나 시민단체가 "정치개혁에 역행하는 국회의 횡포"라고 반발하고 나선 데다 다른 당에서도 이를 비판하는 등 파장이 일고 있다.
이에 앞서 본회의에서 한나라당 박종희(朴鍾熙) 의원 등 의원 31명은 의사일정 변경동의안을 낸 뒤 서 의원 석방요구 결의안을 기습 상정했다.
한나라당은 당초 다른 의원들과의 형평성을 고려, 서 의원의 석방요구결의안 상정을 보류했으나 당내 비주류 의원들의 요구로 입장을 번복했다.
이에대해 민주당 김영환(金榮煥) 대변인은 "국민의 법 감정과 정치개혁에 관한 요구를 생각할 때 크게 잘못된 일"이라며 "일부 의원들이 개인적으로 찬성한 데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 김부겸(金富謙) 원내부대표도 "다른 의원들과의 형평성을 전혀 고려치 않은 한나라ㆍ민주당의 야합적 공조"라고 비난했다.
또한 문효남(文孝男) 대검 수사기획관은 "구속적부심이나 보석 등 형사소송법상의 석방제도를 거치지 않고 국회가 석방동의안을 일방적으로 처리한 것은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검찰은 다음 달 2일 이번 임시국회가 종료하는 즉시 서의원을 재수감할 방침이다.
/유성식 기자 ssyoo@hk.co.kr
/노원명 기자 narzi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