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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여전한 체육대 입시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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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여전한 체육대 입시부정

입력
2004.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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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을 전혀 못 보는 1급 시각장애인이 서울대 법대에 합격하는 등 악조건을 이겨낸 사람들의 자랑스러운 진학 사실이 잇달아 보도되고 있다. 이런 뉴스가 흐뭇한 이유는 역경을 딛고 일어선 사연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희망을 갖게 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성취는 사실, 공정한 경쟁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그런데 이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듯 대표적 불공정 경쟁행태인 대입부정 사실이 또 드러났다. 검찰에 의해 구속된 이화여대 체육과 교수는 돈과 선물을 받고 실기점수를 높게 매기는 방법으로 부정 합격자를 만들어냈다. 6개월 이상 학부모와 만나 가며 지속적으로 뇌물을 받고 학원에 나가 개인지도까지 해준 행태는 교수인지 장사치인지 의심하게 한다. 그의 집에서 한 살림을 차릴 만한 명품 가방과 스카프 양주 등의 물품이 발견된 것을 보면 드러난 사례 말고도 다른 부정이 더 있을 것이라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

이미 13년 전에 무용과 입시의 비리로 교수 3명이 구속된 바 있는 대학에서 또 이런 일이 발생했으니 대학 당국과 교수사회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알기 어렵다. 이번 경우에도 구속된 교수만 문제라고 볼 수 없다. 다른 교수들에게 인사를 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돈을 요구한 사실도 드러났다. 체육과 전형의 특성상 단독으로 특정 수험생을 합격시켜 주기는 어렵다. 검찰은 이 대학은 물론, 다른 대학 교수들의 연루 여부를 분명하게 밝혀내야 한다.

대학은 체대 입시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음대와 미대는 차단막을 설치, 누가 누군지 모르는 상태에서 채점하는 방식으로 부정을 막아 왔으나 체대는 대면채점을 할 수밖에 없는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사정이 그렇다 해도 부정을 막기 위해 노력한다면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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