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케리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선두자리를 굳히면서 새삼스레 그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을 비교하는 시각이 많아졌다.실제로 케리 의원과 케네디 전 대통령은 닮은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뉴잉글랜드 출신의 부유한 엘리트 가문을 집안배경으로 하는 민주당 정치인이라는 점이 똑같다. 케네디가 제2차 세계대전 때 해군으로 복무하면서 부하직원을 구출해 전쟁영웅이 된 것처럼 케리도 베트남 전에 참전, 해군 초계정 정장으로 복무한 공로로 훈장을 획득했다. 케네디가 전역 후 베트남전 참전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평화봉사단'을 창설한 것처럼 케리도 1971년 상원청문회에서 베트남전을 정면으로 비판, 반전스타로 발돋움했다.
정책보다는 인간미에 호소하는 '이미지 정치인'이라는 공통점도 지녔다. 둘 다 국내문제에 있어서는 진보적이고 외교정책에 있어서 다소 보수적이며, 가톨릭신자 최초로 대통령에 오른 케네디처럼 케리 역시 가톨릭 신자이다. 만약 케리가 대통령이 될 경우 상원의원 출신으로는 케네디 이후 44년 만에 처음이며, 공교롭게 매사추세츠주 출신이라는 것도 놀랍다. 이런 유사점 때문인지 케리측은 대선후보 경선 때마다 'JFK'라는 이니셜이 새겨진 피켓을 들고 선거운동에 나선다. 비록 이니셜 가운데 'John'이라는 이름만 빼면 같은 것은 없는데도 케리측은 은연중에 케네디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자극, 민주 당원들의 표심을 공략하려는 의도다.
그러나 케리 의원은 케네니 전 대통령과 다른 점도 많다. 케리의 할아버지는 체코 출신의 유대교 신자로 가톨릭으로 개종, 순수 아일랜드출신인 케네디가와는 차이가 있다. 하바드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케네디와 달리 케리는 예일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외모도 케네디만큼 화려하지 않아 카리스마도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BBC방송은 9일 기사에서 케리가 대선후보로 확정될 경우 제2의 JFK라는 이미지는 더욱 굳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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