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일주일 후에 썬앤문 그룹 감세 청탁을 위해 국세청에 두 차례 전화를 했다고 썬앤문 전 부회장 김성래(金成來ㆍ54ㆍ여ㆍ구속)씨가 9일 진술했다.김씨는 이날 서울지법 형사23부(김병운ㆍ金秉云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손영래(孫永來) 전 국세청장 직권남용 혐의 사건의 증인으로 출석, “당시 썬앤문 문병욱(文丙旭) 회장의 부탁을 받은 노 후보가 손 전 청장에게 청탁전화를 걸었다고 확신한다”면서 “그 시기는 노 후보가 대선 후보로 확정된 후 처음 부산을 방문하는 날이어서 (당시 상황을) 잘 기억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김씨는 이어 “당시 노 후보는 부산에서 전화를 두 번 했지만, 첫날은 손 전 청장이 자리를 비워 통화가 불가능했고 다음날 통화가 이뤄졌다는 말을 문 회장측으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당시 썬앤문을 대리한 세무사가 ‘유력 정치인이 국세청장에게 전화를 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조언에 따라, 문 회장에게 노 후보 도움을 요청했으며, 당시 문 회장은 노 후보의 전화 사실에 대해 거짓말을 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2002년 4월26일 대선 후보로 확정됐으며, 일주일 뒤인 5월3,4일 부산과 김해 등을 방문했다.
강훈 기자 hoon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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