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4일 실시되는 러시아 대통령선거는 결과가 뻔한 이벤트로 그칠 것으로 보인다. 7명의 후보가 출마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외에 지지율이 5%를 넘는 후보는 없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푸틴의 지지율은 8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게다가 푸틴 정권은 공정선거 분위기를 보장하지 않고 푸틴 대통령을 맹공하는 후보에 대해서는 직간접적인 탄압을 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선에 출마한 이반 리브킨(57·사진) 후보가 실종 5일째를 맞고 있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리브킨은 5일 저녁 아파트를 나선 뒤 지금까지 아무런 연락이 닿지 않는 상태라고 가족들이 전했다.
1996년 국가두마(하원) 의장에서 물러난 리브킨 후보는 최근 "푸틴 대통령은 공포정치를 하고 있다"며 푸틴 정권에 독설을 퍼부었다. 그가 소속된 자유러시아당은 군소정당으로 그의 지지율은 1% 안팎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리브킨이 푸틴을 가장 강력히 비난해온 후보이기 때문에 실종에 얽힌 정치적 배경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리브킨은 2001년 이후 영국에서 망명 생활을 하고 있는 언론 재벌 보리스 베레조프스키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다.
다른 5명의 후보 가운데 푸틴 대통령을 제대로 공격하는 후보는 2명에 불과하고 일부 인사는 푸틴의 들러리 후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초 푸틴의 대항마로 거론돼온 호도르코프스키 유코스사 사장은 이미 구속됐고 겐나디 쥬가노프 공산당 당수와 야블린스키 야블로코당 당수,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 자유민주당 당수 등 중량급 정치인들은 대선에 출마하지 않았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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