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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027>찰스 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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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027>찰스 램

입력
2004.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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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5년 2월10일 영국 수필가 찰스 램이 런던에서 태어났다. 1834년 몰(沒). '새끼양'이라는 뜻의 성을 지녔던 오늘의 주인공은 만년에는 본명보다 '엘리아'라는 필명으로 더 잘 알려졌다. 이 필명의 연원이 된 두 권의 '엘리아의 수필들'은 수많은 언어들로 번역돼 지금도 널리 읽히고 있다. '런던 매거진'에 실렸던 이 수필들은 1823년과 1833년에 출간되었다. 두 책을 구별하기 위해 뒤의 책을 특별히 '엘리아의 마지막 수필들'이라고 부르기도 한다.램은 이미 당대에 영국의 대표적 문필가로서 이름을 얻었지만, 가정사는 을씨년스러웠다. 그는 집이 가난해 중등학교도 채 마치지 못했고, 스물한 살 때는 누이 메리가 정신이상을 일으켜 어머니를 살해하는 일을 겪었다. 램은 자신에게도 정신병의 유전인자가 있을까 두려워 평생을 독신으로 보내며 누이를 돌보았다. 메리는 그 뒤로도 더러 발작을 일으켰지만, 글을 쓸 수 있을 정도로 머리가 맑을 때도 있어서 동생 찰스와 '셰익스피어 이야기'(1807)를 공저하기도 했다.

단아하면서도 재기 넘치는 문장에 군데군데 옛 경구를 버무려내 수필 문학의 전범으로 꼽히는 '엘리아의 수필들' 가운데 일부는 다소의 창작적 사실들도 포함하고 있어서 일종의 사소설로 읽히기도 한다. 그 책에 실린 '인간의 두 종족'의 한 대목. "내가 알고 있는 가장 그럴듯한 학설에 따르면 인간은 두 종족으로 이뤄져 있다. 하나는 '빌리는 자'이고 다른 하나는 '빌려주는 자'다. 내가 '위대한 종족'이라고 부르고 싶은 쪽은 전자다. 빌리는 자의 한없는 탁월성은 그의 모습이나 태도, 다시 말해 일종의 본능적인 주권자다움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빌리는 사람의 태도는 얼마나 태평스러운가! 그는 '세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세금을 내게 하는'('누가복음' 2:1) 진짜 과세자다."

고종석

/논설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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