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양력, 즉 태양력은 태양의 운동을 기준으로 삼은 것으로 그 기원은 이집트로 알려져 있다. 지역에 따라 주기적으로 변하는 계절 역시 태양 및 지구의 운동과 관계가 깊다.자연계절은 일사 기온 강수 바람 기압 기단 장마전선 등을 토대로 구분하므로 기상학적 또는 기후학적 계절이라고 한다. 기상학적 계절의 대표적인 지표가 되는 것은 기압배치다.
보통 봄 가을철은 이동성고기압과 동서고압대, 여름철은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과 장마전선, 겨울철은 찬 시베리아고기압이 우리나라 날씨에 영향을 미친다.
요즘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기상청 연구 결과를 보면, 20세기 우리나라의 평균기온도 1.5도 이상 상승하였으며, 계절별로 볼 때 겨울의 온난화가 가장 큰 폭으로 진행되었다.
이러한 온난화 현상은 결국 자연계절의 변화로 나타나 1920년대에 비하여 1990년대는 겨울이 1개월 정도 짧아진 반면, 여름과 봄은 길어졌다. 이러한 기후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동식물들은 자칫 대량 멸종될 수 있고, 생태계 파괴가 일어날 가능성도 우려된다.
하긴 과거에는 봄철 진달래꽃이 필 무렵이면 낮에는 사방에서 종달새 울음소리, 밤이 되면 소쩍새 소리가 좋았건만, 근래에 들어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400여 종의 새들 중 200여 종 정도가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그런 가운데서도 여전히 계절은 시간에 따라 순환하며, 기상청은 이 계절의 전령사 역할을 한다.
봄이 되면 벚꽃 개화 시기를 발표하고, 가을에는 단풍 시기를 발표하며, 겨울에는 김장 시기를 발표한다. 즉, 계절의 변화 소식을 가능한 한 빨리 국민에게 알려 실생활에 유익한 정보를 주고자 하는 것이다.
사계절이 있는 우리나라는 계절에 따라 기상 변화가 크다. 따라서 옷차림 등 의식주는 물론, 문화와 풍속, 사회와 경제 분야 등에 기상정보의 영향이 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 플러스에서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의 80%가 하루 1회 이상 기상정보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갈수록 대설 한파 호우 폭풍 등 악기상 현상이 늘어나고 있는데다 그 규모도 커지고 있는 지금, 때에 따라 기상정보 이용을 생활화할 때 재해 예방은 물론 생활 편익과 아울러 경제 효과도 클 것이라고 본다.
이제 겨울도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올 봄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동면(冬眠) 속에서도 삶의 에너지를 창출해 내는 개구리를 생각하자. 겨울은 무심한 쉼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을 위한 충전의 기간. 이제 그 충전이 더욱 역동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때다. 더 큰 일을 이룰 새봄을 위해서.
안 명 환 기상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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