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 2세 소프라노 가수 전월선(田月仙·46·사진)씨의 데뷔 20주년 기념 콘서트가 28일 도쿄(東京) 기노이(紀尾井)홀에서 열린다.주일한국대사관과 한국문화원이 공동주최하고 일본 외무성이 후원하는 이번 콘서트는 남북 화해와 세계 한민족의 하나됨, 한일간 우호협력을 노래해온 그의 소망을 담아 '영원한 사랑을'이란 부제를 달았다.
일제시대 경남 진주에서 학도병으로 일본에 끌려온 아버지와 같은 고향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조총련계 초·중·고교를 다니며 조선무용과 노래를 익혔다. 그는 조총련 학교 출신이라 여러 대학에서 응시를 거절당한 끝에 어렵게 도호(桐朋)음대에 진학했다.
1983년 일본의 대표적 오페라단 '니키타이(二期會)'에 입단한 뒤 가창력을 인정 받아 미국, 유럽, 중국 등 세계 각국 유명 오페라 공연에서 주역으로 떠올랐다.
1985년 평양 음악제에 초청됐고 국적을 한국으로 바꾼 뒤인 1994년엔 서울 정도 600년 기념 오페라 '카르멘'의 주연을 맡아 남북한 동시 공연을 실현하기도 했다.
민단계 한국인, 조총련계 조선인 등 편가르는 호칭이 싫어 '재일 코리안'을 자처하는 그는 늘 "한반도가 조국이고 일본이 고향"이라고 말한다.
그는 1998년 서울에서 열린 도쿄-서울 우호도시 10주년 기념 음악회에 도쿄도 친선대사로 참가, 처음으로 일본 노래를 불렀다. 2002년 한일 공동 월드컵 폐막 때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가 주최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환영만찬에선 한국 '아리랑'과 일본 '후루사토(故鄕)'를 공연했다.
28일 기념 콘서트에서는 한국 민요 '한오백년'과 일본 가곡 '사쿠라', 오페라 '춘향전'과 '나비부인'의 명장면 등과 함께 신곡 '두 사람의 바다'가 발표된다. 2001년 도쿄 전철역에서 선로에 떨어진 사람을 구하다 숨진 한국인 유학생 이수현(李秀賢)씨와 일본인 사진가 세키네 시로(關根史郞)씨를 기리기 위해 일본과 한국 시인이 함께 지은 시에 일본인 작곡가가 곡을 붙였다.
전씨는 이 노래에 대해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가 일본과 한반도의 관계에 다시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면서 "양국 사이에서 희생된 수많은 영혼에 바치는 진혼곡"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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