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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발자국 화석 "신석기-구석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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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발자국 화석 "신석기-구석기" 논란

입력
2004.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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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제주 해안 일대에서 발견된 발자국 화석의 주인공은 구석기인일까 신석기인일까. 5만년 전 구석기인의 자취로 알려진 이번 발견에 대해 생성 시기가 4,000년 전 신석기시대라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커지고 있다.한국교원대 김정률(지구과학교육과) 교수는 6일 "화석이 발견된 지층의 생성 시기는 약 5만년 전으로 추정되며 구석기인이 활동했다는 것을 알려주는 직접적인 증거"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상대 손영관(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2002년 송악산 인근 하모리층에서 발견된 조개 화석에 대해 탄소동위원소법을 이용한 연대 측정 결과를 근거로 "발견 화석지의 생성 시기는 약 4,000년 전"이라고 9일 주장했다.

화석발견지는 송악산의 화산활동으로 분출된 화산재 등이 해안가에 퇴적돼 형성된 하모리층으로, 그 생성 시기에 대해서는 5,000년 전부터 16만년 전까지 다양한 연구 결과가 보고돼있다. 김 교수는 2002년 문화재청의 '지질광물자원조사보고서'에서의 송악산 용암에 대한 연대 측정 결과를 인용, 5만년 전으로 추정했다. 문제는 5만년전과 4,000년 전의 한반도의 지형 조건 등 상황이 현저하게 다르고 생성 시기에 따라 화석의 가치도 크게 차이가 난다는 점. 조유전 전 국립문화재연구소장은 "4,000년 전 신석기 시대의 것이라면, 한반도 전역에서 집터 등 사람들의 생존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유적이 상당수 나왔기 때문에 화석의 학술적 의미가 크게 축소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 대륙과 한반도, 제주도, 일본이 모두 육지로 연결돼 있던 5만 년 전 사람 발자국 화석이라면, 한반도 구석기인의 기원과 관련 북방유입설을 뒤집고 남방유입설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도 있다.

김 교수는 "화석 발견지는 손 교수 및 여타의 연대 측정 표본과 암석의 성질이 엄밀히 다르고, 동일한 하모리층인데도 지층 구조를 관측한 결과가 손 교수의 연구와 달랐다"며 손 교수의 주장을 반박했다. 하지만 손 교수는 "5만년 전에는 제주도가 해안에 위치하지 않았기 때문에 하모리층이 형성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문화재위원회 천연기념물분과 이인규(서울대 명예교수) 위원장이 "현재로선 지층 생성 당시 한반도에 인류가 존재했다는 사실만 확실하다"고 할 정도로, 제주 사람 발자국 화석은 앞으로 풀어야 할 많은 수수께끼를 간직하고 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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