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새벽 서울시내 대형 나이트클럽에서 최루탄이 터져 손님과 종업원 등 100여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좁은 출입구로 몰리면서 자칫 대형참사로 이어질 뻔했다.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Y빌딩 지하 1층 H나이트클럽에서 최루탄 1발이 날아든 것은 8일 새벽 4시께. '퍽'소리와 함께 최루탄이 터지면서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찌르자 무대에서 춤을 추던 손님과 종업원 100여명은 황급히 밖으로 대피했다.
당시 출구가 3개나 되는 데다 조명이 켜져 있고 가스가 비교적 서서히 퍼지는 최루탄의 특성 때문에 큰 동요없이 대피할 수 있었다. 경찰은 "검은 정장을 입은 짧은 머리의 남성이 복도에서 무대 왼쪽 아래 편에 있던 테이블 쪽으로 최루탄을 던졌다는 말을 들었다"는 종업원들의 진술에 따라 일단 이 클럽과 원한 관계에 있는 사람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업주 맹모(34)씨 주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또 최루탄 투척방향이 무대가 아닌 아래 왼쪽 테이블 쪽인 점에 주목, 범인이 특정인을 향해 던졌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군부대나 경찰서에서 보관 중인 최루탄이 서울 시내 중심가 나이트클럽에서 터진 데 대해 관리상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경찰은 현장에서 수거된 최루탄 파편에 일부 드러난 일련 번호를 조사한 결과 1980∼90년 사이에 제작된 점을 확인하고 일단 제조사인 S화학 관계자를 불러 이날 터진 최루탄이 어느 지역으로 공급됐던 것인지를 파악할 계획이다. 경찰은 공급된 지역 주변 군 부대나 경찰서 등을 상대로 최근 전역자들을 비롯해 휴가자나 외박 나온 사병 및 전·의경 등에 대해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사고가 난 H나이트클럽은 250평 규모로 최대 1,000명까지 수용할 수 있으며 지난해 9월 재개장하면서 이 일대에서는 비교적 손님이 많은 곳이다.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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