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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주 교수의 헬스케어/엘리베이터의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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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주 교수의 헬스케어/엘리베이터의 유혹

입력
2004.0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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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진료와 시술을 하는 심장혈관센터와 중환자실은 2층에 있고 입원실은 8, 9층에 있다. 필자의 병실 회진은 으레 9층에서 시작하는 것으로 인턴과 레지던트들은 알고 있다. 만약 2층 중환자실에서부터 회진을 시작하게 되면 9층까지는 엘리베이터로 이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밤낮으로 뛰어다녀 피곤한 레지던트들에게 9층까지 계단으로 걸어가자고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헬스클럽에 등록은 했지만 좀처럼 짬을 내기 어려워 주말에나 가끔 들린다. 그런 만큼 일상생활 속에서 조금 더 움직이려고 계단을 주로 이용하는 편이다. 진료를 마치고 지치면 엘리베이터를 타고 싶은 유혹이 굴뚝 같지만 그래도 9층까지 일단 걸어가면 활력이 생기는 것을 금방 느낄 수 있다. 아주 춥지 않은 날은 개포동 집에서 구로동 병원까지 전철을 이용하는데 하루에 50분은 충분히 걸을 수 있다. 특히 전철은 계단이 많아, 전철로 출근한 날은 오전 내내 가뿐하다.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좋은 음식을 먹는 습관, 적절한 운동, 그리고 마음을 잘 다스리는 것이다. 빨간 고기와 튀긴 음식을 덜 먹고, 콩과 야채, 과일을 많이 먹으며 담배를 끊는 것 등이다. 스트레스 관리는 쉽지않은 일이지만 외로움과 소외감을 갖지 않도록 좋은 인간관계를 만드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적절한 운동을 하는 습관은 돈없이도 할 수 있는 방법이다. 사람들은 등산을 하거나 헬스클럽에서 뛰어야만 운동이 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나 절대로 그렇지 않다. 오히려 마라톤 같은 장시간의 유산소 운동은 유해산소를 발생시켜 혈관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로 준비가 덜된 마라토너에게는 심장마비 등의 사고가 적잖이 발생한다. 필자는 40대 이상에게는 조깅이나 마라톤을 잘 권하지 않는다. 나이 들어 마라톤을 시작한 사람 중에는 관절이 상해 걷기마저도 포기해야 되는 경우도 흔하다.

생활 속에서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걷기이다. 일주일에 5번 이상, 하루 30분만 따로 걷는다면 수개월 후에는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10분씩 하루에 여섯 번 걷는 것도, 한 시간 동안 계속 운동한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30분씩 걷게 되면 당뇨병은 약물치료보다 2배의 효과를 얻을 수 있고, 뇌졸중은 40%가 감소하며, 혈압, 콜레스테롤, 혈액의 점도가 떨어지고 심장마비 발생도 50%를 줄일 수 있다. 면역기능도 좋아지고 암에 걸릴 확률도 떨어지며 70대에 골다공증이 올 가능성도 30%나 줄여준다. 기분전환에도 도움이 돼 우울증 증세도 호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금만 부지런하면 쉽게 얻을 수 있는 건강법이니 새해 목표로 한번 세워 볼만도 하겠다.

/고려대 구로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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