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 광우병, 적대적 기업 인수·합병(M&A) 등 몇 가지 테마주들이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는 게릴라성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뚜렷한 모멘텀 없이 조정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테마주에 관심이 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이처럼 상한가와 하한가를 널뛰기하듯 왕복하는 테마들이 한꺼번에 나타난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전문가들은 투기성 단타매매의 결과로 본질 가치 이상으로 급등한 주식에 막차를 탔다가는 큰 손해 볼 위험이 크다고 경고한다.광우병·조류독감에 수산주등 널뛰기
최근 가장 큰 등락폭을 기록했던 테마 중 하나는 동원수산·대림수산·한성기업 등 수산주다. 지난해 12월 중순까지만 해도 2,200원대였던 동원수산은 지난달 말, 동남아시아에서 다시 조류독감이 기승을 부리고 인체에도 전염될 수 있다는 소식이 나오자 수직상승을 시작, 5일 오전에는 1만7,250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이날 태국에서 조류독감이 진정 기미를 보인다는 소식이 나오자 5, 6일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며 지난 주말 1만850원으로 마감했다.
제약주도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말께 광우병 파동이 시작되면서 올랐던 제약주는 1월 내 큰 변동이 없다가 2월3일께 조류독감 테마주와 함께 갑자기 상승하기 시작, 5일 오전까지 두 배 이상 급등했다. '너무 올랐다'는 불안감 때문인지 이날 곧바로 하한가를 기록했지만 6일에는 다시 반등했다.
적대적 M&A설이 오간 아이빌소프트, 새롬기술, 남한제지, 현주컴퓨터 등도 루머가 터져 나올 때 급등하다 사실이 아니거나 가능성 없는 것으로 밝혀지자 급락해 추격 매수자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이러한 와중에 새롬기술과 사조산업 등의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주식을 장내 매도해 큰 시세차익을 올려 눈총을 받았다.
LG카드의 경우는 더욱 극적이다. 한때 10만원대에서 고공비행을 하다 지난달 6일부터 20일까지 연일 하한가를 거듭, 500원대로 추락했던 LG카드는 일 주일간 '전문가도 모르는 이유로' 고공행진을 계속하더니 5일 오전 외환은행이 지원 거부를 밝히자 하한가로 급락했다. 그러나 오후 2시20분쯤 한미은행이 다시 참여한다는 소식에 주가는 다시 상한가 직전으로 급등했다.
부화뇌동은 절대 금물
증권사들은 최근 며칠간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는 이들 테마주에 함부로 투자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삼성증권의 이국현 연구원은 "최근의 수산·제약 등 테마주는 펀더멘털이 뒷받침되지 않고 뉴스에 따라 주가가 움직이는 것으로, 매도 타이밍을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연구원은 특히 "한두 번 이러한 테마로 수익을 올릴 수도 있지만 확률적으로 볼 때 이러한 투자를 반복하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LG카드의 경우 전문가들조차 "감자(減資)를 앞두고 오르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한 연구원은 "과거 하이닉스의 감자 직전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