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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의원 철밥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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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의원 철밥통?

입력
2004.0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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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총선 후보 공천심사 과정이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각 당이 '현역 프리미엄' 논란으로 시끄럽다. 경선으로 물갈이를 하겠다는 약속과는 달리 현역 의원들이 신인들을 제치고 속속 후보로 확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등 3당이 채택한 후보경선방식이 실제로는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방편이라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한나라당이 227개 지역구 가운에 103 곳의 유력 후보를 발표한 가운데, "공천혁명을 하겠다더니 달라진 게 별로 없다"는 실망의 목소리가 당 안팎에서 커지고 있다.

단적인 예가 현역 의원 생환(生還)율. 103개 지역구 가운데 현역의원이 공천을 신청한 55곳에서 53명의 의원들이 유력후보로 낙점됐다. 96%가 살아 돌아온 셈이다. 예선에서 탈락한 사람은 권태망(부산 연제) 이양희(대전 동구) 의원 2명뿐이다. 전국구인 이상희 의원이 부산 수영에 신청했다가 고배를 마셨지만 원래 자기 지역구가 아니어서 경우가 다르다. 김진재 의원(부산 금정)은 유력후보로 선정됐으나 나중에 불출마를 선언한 케이스. 이밖에 김형오(부산 영도) 박창달(대구 동구을) 강신성일(대구 동구갑) 의원 등이 신인들과 당내 경선을 치르게 돼 있다.

유력후보로 결정된 원외 인사 50명의 순도 역시 그리 높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현 지구당 위원장이 31명으로 대다수를 차지한다. 말 그대로 '정치신인'이라고 할 만한 인물은 이성권 전부산대 총학생회장(부산진을), 박형준 동아대 교수(부산수영), 김희정 당 부대변인(부산연제), 방송 진행자 이계진(강원 원주)씨 등 손에 꼽힐 정도다.

이에 대해 한 공천심사위원은 "현역 의원의 경우 자진 사퇴를 유도하기 위해 유력 후보 결정을 미루고 있는 곳이 많아 나머지 124개 지역구 공천자가 발표되면 사정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민주당에선 한동안 시끄러웠던 '중진 물갈이론'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수도권 출마를 선언했던 한화갑 전 대표의 신안·무안 'U턴' 검토에 이어 서울행 열차를 탄 김경재 의원도 조순형 대표의 서울 강북을 지역구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발표된 17대 총선 단수후보 공천자 58명에는 추미애 유용태 강운태 정균환 함승희 의원 등 현역의원 19명이 포함됐다. 당 지도부는 "대개 1명만 공천 신청한 곳"이라고 해명했지만 개중에는 경합이 붙은 지역도 있어 내부 반발을 샀다.

경선 대상은 김상현(광주 북갑) 김옥두(장흥·영암) 이정일(해남·진도) 고진부(서귀포·남제주) 최선영(부천 오정) 정철기(광양·구례) 의원 등 6명에 불과했다. 일부 의원에 대해서는 "통폐합 대상 선거구인 데도 단수 공천을 받았다"는 특혜 의혹이 일었다. 이러다가 현역들은 다 살아 남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조 대표의 지역구를 물려받겠다는 김경재 의원의 구상도 구설을 탔다. 김 위원은 최근 "강북 을에 사무실을 알아보고 있다"며 의지를 보였지만 김영환 상임중앙위원은 "조 대표 후광이 작용하는 강북을은 신인에게 넘기고 경기 서남부 지역으로 가야 한다"고 말렸다.

한 전 대표도 9일 국회 본회의 신상발언을 통해 "지역구 문제 등 모든 진로를 당에 위임하겠다"고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배지들은 철밥통이냐." 열린우리당에서 총선 후보 공천을 놓고 잡음이 커지고 있다. 현역 의원들 상당수가 단일 후보로 내정되자 원외 예비 후보들이 "현역 프리미엄을 인정한 불공정 경쟁"이라며 잇따라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우리당이 단일후보 지역으로 내정한 곳은 모두 33곳으로, 이 가운데 현역 의원이 20여명이다. 서울에선 김근태 김희선 임채정 김덕규 신계륜 신기남 이부영 김영춘 이해찬 의원등이, 경기에선 이종걸 정장선 천정배 유시민 의원 등이 공천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인천에선 최용규 이호웅 안영근 의원 등이 내정됐고, 문석호(충남 서산·태안) 김원기(전북 정읍) 홍재형(충북 청주상당) 김태홍(광주 북을) 의원도 단수후보로 결정됐다.

8일 경선에서 탈락한 김성호의원,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 5명을 제외하면, 전체 의원 41명 중 절반이 후보로 선정된 셈이다.

이에 대해 다른 예비 후보들은 "정치개혁을 한다면서 정치 신인들의 기회를 막고 있다"며 비난하고 나섰다. 서울 관악을에 공천을 신청한 최병권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 등은 "신인들에게 불리한 전화 여론조사를 공천심사에 반영, 후보를 결정한 것은 명백히 잘못됐다"며 "당에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정철 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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