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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안상영시장 영결식/崔대표 "목을 매야 하는건 정치" 弔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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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안상영시장 영결식/崔대표 "목을 매야 하는건 정치" 弔辭

입력
2004.0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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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안상영 부산시장의 영결식이 각 당 대표를 비롯한 정치인들과 종교계 인사, 부산시민 및 공무원 등 5,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8일 오전 10시 부산시청 야외공연장에서 열렸다.영결식은 고인의 약력보고에 이어 장례위원장인 오거돈 시장권한대행의 영결사와 박관용 국회의장의 조사로 시작됐다. 박 의장은 "지금보다 몇 천 배 힘들었던 때도 무쇠처럼 뛰었던 당신을 누가 무엇 때문에 허물어지게 했는가"라며 "온갖 술수와 유혹, 거짓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한낱 흐트러짐 없이 강직하게 살아온 당신이었는데…"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박 의장은 이어 "죄인의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선다"며 고개를 숙였다.

안 시장과 50년 지기인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우인대표로 조사를 낭독했다. 그는 "친구야. 이 엄동설한에 사랑하는 가족들을 남기고 혼자 그 먼 길을 떠났느냐"며 "도와 달라고 부탁했을 때 그냥 따라가지…"라고 안 시장에게 가해졌던 '외압'을 부각시켰다. 최 대표는 "이 시대의 처세술을 왜 너만 모르느냐"며 "물에 젖은 종잇장 처럼 무기력한 내가 한 없이 밉다"고 말했다. 그는 "야망과 광기의 정치, 3류 정치가 자넬 죽였다"면서 "진정 목을 매야 하는 것은 정치"라고 목청을 높이며 울먹였다.

유족대표 김재룡씨는 "고인은 떠났지만 고인과 여러분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부산이 세계도시로 발전하는데 미력을 보태고 꿋꿋하게 살겠다"고 말해 주위를 숙연케 했다.

노제는 논쟁 끝에 한나라당 부산시 지부 대신 수영구 남천동 시장관사 입구에서 치러졌다. 화장된 고인의 유해는 부산 금정구 청룡동 영락공원에 안치됐고 영정은 부산 서구 서대신동 내원정사에 봉안됐다.

영결식에는 박 의장 최 대표 외에 민주당 조순형 대표,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 등 3당 대표가 참석했다. 또 각 당 국회의원, 이명박 서울시장 등 각 자치단체장과 혜총스님을 비롯한 종교계 인사들이 자리를 지켰다.

/부산=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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