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全斗煥)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在庸)씨가 관리한 170억원대 괴자금의 출처를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안대희ㆍ安大熙 부장)가 전씨의 동생 전경환(敬煥ㆍ사진)씨 주변에도 뭉칫돈이 유입된 단서를 잡고 수사중인 것으로 8일 전해졌다.그러나 경환씨는 검찰 수사가 본격화한 지난해 10월 초 필리핀으로 돌연 출국해, 장기 체류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지난해 현대비자금 사건 초기 사채업자들에 대한 조사 등을 통해 출처 불명의 뭉칫돈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일부가 전씨 가족과 관련돼 있다는 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사채업자들은 당시 전두환씨측과 관련된 자금의 규모가 300억원대 이상이며, 이 자금은 재용씨와 경환씨 등의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이 가운데 지금까지 170억원대가 재용씨 것으로 밝혀내, 경환씨의 괴자금은 100억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경환씨의 100억원대 괴자금이 재용씨의 것과 마찬가지로 무기명 채권 형태로 보관되다 비슷한 시기에 사채시장에서 세탁된 다음 가ㆍ차명계좌에 입금돼 사용된 점으로 미뤄, 돈의 출처가 동일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재용씨가 170억원의 출처에 대해 “외조부 이규동(李圭東ㆍ사망)씨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라고 주장한 것과 달리 이 괴자금의 출처가 전두환씨로 확인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검찰은 재용씨를 9일 오전 9시30분 3차 소환해 보강조사를 벌인 뒤 형사처벌 수위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검찰은 일단 증여세 포탈 혐의 등을 적용,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효남(文孝男) 수사 기획관은 “자금 출처가 전두환씨라는 확정적 증거가 나온 단계는 아니다”면서 “그러나 적어도 이규동씨라는 재용씨의 주장은 신빙성이 없다는 것이 수사팀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김지성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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