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는 베테랑 항공기 조종사, 땅에서는 대학교수'항공기 조종사가 대학에서 경영학을 강의하는 '교수'로 활약하고 있다. 1만8,000여 비행시간에 30년 비행경력을 자랑하는 대한항공 B747-400의 백형조(59) 기장이 그 주인공. 홍익대 경영학과에서 지난해부터 마케팅 과목을 맡아 강의하고 있다.
항공사의 경영과 서비스에 관심이 많았던 백 기장은 이 학교 국제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과정을 공부해 6년 전인 1998년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박사과정에 도전해 드디어 이 달 말 경영학 박사학위도 얻게 된다.
백 기장은 "외국에 다니며 보고 느낀 경험담을 토대로 강의를 시작했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아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백 기장의 수업은 항상 최근 다녀온 나라의 여행 이야기로 시작한다. 수업 중에는 외국에서 사온 초콜릿이나 과자 등을 나눠주며 그에 얽힌 일화 등을 소개하는 이색적인 방식도 곁들인다. 당연히 학생들에게 인기 절정의 강의로 자리매김했다.
백 기장은 "항공사 고객들을 보다 편하고 안전하게 모시는 게 현재로서는 나의 가장 큰 임무"라며 베테랑 조종사로서의 자세도 잊지 않았다.
/황재락기자 find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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