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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자 춘추]"놓음"에서 오는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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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자 춘추]"놓음"에서 오는 행복

입력
2004.0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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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회에 불고 있는 '웰빙'의 바람은 명상과 수행이라는 말을 매우 쉽고 친근하게 바꾸어놓고 있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수행이라고 하면 너무 어렵고 고도로 수련된 사람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 명상과 수행은 모든 사람들이 보다 근원적이고 평화로운 삶을 영위하기 위한 공통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수행이란 무엇인가. 단순하게 말하면 욕심과 집착을 비우는 것이다. 태어나면서 지금까지 우리의 삶의 방식은 붙잡는 것으로 일관해왔다. 돈, 명예, 지위, 학벌, 사랑, 지식 등 유형무형의 모든 것들을 붙잡는 것이 우리들 삶의 목표가 되어왔다. 더 많이 붙잡아야 행복하고, 붙잡지 못했을 때 괴로웠다.

그러나 참된 행복은 '잡음'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놓음'에서 온다. 크게 놓아야 크게 잡을 수 있다. 욕심과 집착을 놓아버리면 도리어 더 큰 행복과 평화가 찾아온다. 무소유가 전체를 소유하는 것이란 말은 지금 이 시대에 가장 소중한 진리로 남아있다. 수행이 어려운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방식과 정면으로 반대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우리는 그 길을 가야 한다. 삶이 괴로운가. 그렇다면 내 안에 그 어떤 집착이 있다는 말이다. 내 바깥을 기웃거리지 말고 내 안을 비춰봄으로써 그 원인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찾았다면 놓으면 된다. 그것이 방하착(放下着)이고 생활 속의 수행이다. 그 어디에도 걸리지 않고 시원스레 사는 삶이 수행자의 삶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머무는 바 없이, 욕심도 집착도 다 놓고 가야 한다. 물처럼 바람처럼 그렇게 가야 한다.

법상 용마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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