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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30대 프랜차이즈 사장들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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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30대 프랜차이즈 사장들 비결은

입력
2004.0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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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 처지를 창업으로 탈출했습니다." 청년 실업자가 43만명을 넘어 사회문제가 되면서 정부와 기업들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각종 정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도 '고용 없는 성장'이 계속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누가 일자리를 주지 않는다면, 스스로 일자리를 만들 수도 있는 법. 20대와 30대 초반 과감하게 창업에 나서 어엿한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일군 30대 사업가들로부터 도전기를 들어봤다.

맥주전문 프랜차이즈 와바(WABAR)를 운영하고 있는 이효복(37)사장은 2000년에 가맹사업을 시작한 후 3년여 만에 국내 120여개 가맹점을 구축했으며, 중국에도 3개 가맹점을 개설한 잘 나가는 사업가이다.

이 사장이 처음 사업을 시작한 것은 대학을 휴학하고 공익근무요원으로 일하던 22세 때다. 남대문시장 상인들을 상대로 생수를 얼려 팔았다. 또 주말이면 공사장 일용직으로 구슬땀을 흘리며 근성을 키웠다. 이 사장은 "내 힘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회고한다.

정식으로 창업을 한 것은 28살. 친구와 동업으로 '소주방'을 열었다. 그 후 포켓볼장, 비디오방, 책 대여점 등 당시로서는 신종업종들을 개척하며 유행을 선도했다. 하지만 고비는 매 순간 찾아왔다. 1998년 인테리어 사업을 벌이다 빚더미에 올라앉기도 했다. 이 사장은 "지금의 성공은 그 시절 고생을 극복하며 쌓은 내공 덕"이라고 말한다. 이 사장은 일자리를 찾고있는 20대들에게 "육체노동이라도 가리지 말고 뭐든 당장 시작하라"며 "그래도 할 일을 못 찾으면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02)514-3558

40여개 가맹점을 거느린 장작구이 피자전문점 '피자나모'를 경영하는 이영존(38)사장은 12년 전인 92년 말 육군 대위로 6년간의 군 생활을 접고 사회에 나섰다. 전역 당시 29세였던 이 사장은 전역 후 5개월간의 모색 끝에 분식점을 차렸다. 별다른 기술 없이도 적은 자본으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1년이 채 안돼 매출부진으로 접고 치킨집, 꼬치구이집 등으로 업종 전환을 했지만 모두 1년을 넘기지 못했다. 결국 마음이라도 편하게 살겠다는 생각에 중국집 배달원으로 취업하기도 했다. 배달원 생활을 하면서 우연한 기회에 피자기술을 배우게 되었다. 더 이상은 물러설 곳이 없다고 생각했던 이 사장은 신혼살림을 하던 월세방을 빼 10평 규모의 배달전문 피자가게를 열었다. 몇 번의 실패가 거름이 돼 외식업계의 흐름을 읽고 상권을 분석할 수 있는 눈을 뜨게 된 것도 그때다.

이 사장은 "완벽을 추구하는 군대와 효율을 우선하는 사회생활과의 괴리 사이에서 적응이 무척 힘들었다"며 " 대위 계급장을 잊고 중국집 배달통을 들고 다니면서 외형보다는 실속이 중요하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한다. (031)313-7474

지난해 4월부터 퓨전분식 전문점 '국당'으로 본격적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한 장동선(39) 사장은 극심한 불황 속에서도 9개월 만에 25개 가맹점을 모집해 업계에 무서운 신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장사장의 이력은 음식과는 거리가 멀다. 그는 대학교 2학년 때 LA올림픽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선발됐을 만큼 유망한 유도선수였다.

그러나 무릎 인대 파열로 운동선수의 꿈을 접어야 했다. 이후 3년간 체육교사를 했고 다시 7년간은 대학 교직원으로 근무했다. 그러던 중 33세로 접어든 97년, 그는 좋아하는 일을 하겠다는 결심 하나만으로 사표를 던졌다. 10년의 직장생활을 했지만 부모님의 병 수발을 하느라 모아 둔 돈은 달랑 2,000만원. 창업비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분식점을 열기로 정했다.

창업 후 장 사장은 새벽 5시에 일어나 장을 보고 한밤중까지 주방에서 요리비법을 연구했다. 유도선수 시절의 오기와 체력이 큰 도움이 됐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장 사장은 "후회하지 않을 선택과 열심히 정직하게 살겠다는 패기만 살아있다면, 불황을 이기는 것은 힘들지 않다"고 말한다. (031)239-9003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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