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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유사 휘발유에 선전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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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유사 휘발유에 선전포고

입력
2004.0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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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와 유사 휘발유 제조업체간 전쟁이 다시 불을 뿜고 있다. 고유가 시대를 겨냥한 각종 유사 휘발유 제품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오자 정유업계가 정부에 보다 강력한 단속을 요구하는 등 유사 휘발유를 상대로 제2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8일 업계에 따르면 유사 휘발유의 대명사격인 세녹스가 지난해 말 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뒤 이에 고무된 각종 연료 첨가제가 새로 등장, 현재 30종이 넘는 값싼 유사 휘발유가 유통되고 있다.

기존의 LP파워를 비롯해 파워엑스, 유레카파워, 골드파워, UV그린파워, 파워―큐, 탑플러스, 지플러스, 슈퍼카렉스, 노바슈퍼, 슈퍼2000, 바이오슈퍼, 파워오일플러스 등 힘을 상징하는 '파워' 및 '슈퍼', '플러스'라는 단어를 붙인 제품이다. 여기에 '비아그라'를 본 뜬 '카 비아그라', 인기드라마의 이름을 딴 '올인' 등도 출시돼 운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정부로부터 첨가제 인증을 받지 못했고 연비 등이 검증되지 않은 불법 제품이지만 종류가 워낙 많은데다 봉고차나 트럭에 싣고 대로변 등지에서 판매, 단속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올 겨울 들어 유가가 15주 이상 계속 오르면서 판매량도 꾸준히 늘어 현재 각종 유사 휘발유 점유율이 8∼9%까지 치솟았다. 산업자원부는 올해 유사 휘발유 유통량이 500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처럼 유사 휘발유 범람으로 비상이 걸린 정유업계는 최근 대한석유협회를 통해 사법경찰관 제도 도입을 건의하는 등 단속권 확대를 요구하며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경찰이 인력은 물론 전문성 부족으로 사실상 방치하고 있는 만큼 산업자원부와 각 지방자치 단체의 석유행정담당 공무원들에게 사법 경찰권을 부여, 효과적인 단속을 펴자는 주장이다.

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5월부터 산자부가 유사 휘발유 원료 공급을 차단하는 용제수급조정명령을 근거로 특별단속반을 운영했으나 경찰과의 업무협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유야무야 됐다"며 "실질적인 단속을 위해서는 관련 부서 담당 공무원에게 단속권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관련법 개정 등이 필요해 유사 휘발유를 둘러싼 갈등은 한동안 가열될 전망이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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