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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을 이기는 기업/해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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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을 이기는 기업/해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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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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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집마다 늘어선 장독대는 사라지고 있지만 아직도 구수한 된장찌개와 고추장의 매콤한 맛은 우리네 식탁을 지켜나가고 있다. 30년 동안 고추장과 된장 등 장류를 전문적으로 생산해온 (주)해찬들은 경쟁업체보다 앞선 제품개발과 '맛있게 맵다'는 광고카피에서 보듯 차별화한 맛으로 주부의 마음을 사로 잡아 불황을 모르는 대표적인 장류 기업으로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연평균 10%이상 성장

1973년 군납회사인 삼원식품으로 출발한 해찬들은 손수 만들어 먹던 고추장을 '사먹는 고추장' 개념으로 전환해 성공한 첫번째 기업. 2000년 '해가 가득찬 들녁'이라는 뜻의 '해찬들'로 회사 이름을 바꾸고, 해를 상징하는 붉은색에 초점을 두고 기업이미지통합(CI) 작업을 완료하면서 제2의 도약기를 맞이했다.

대전에 본사를 둔 지방 기업이지만 지속적인 내수 불황 속에서도 매년 10%씩 꾸준히 성장해왔다. 지난해에는 장류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지만 고추장과 된장만으로 1,7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특히 쌈장을 '제3의 장류'로 여기고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새 시장을 개척하며 극심한 불황을 극복해왔다. 그 결과 고추장(46.7%)과 된장(32.5%)에 이어 쌈장시장에서도 37.5%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를 달리고 있다.

장류시장의 전용화·고급화 주도

해찬들의 업계 선두 유지 비결은 무엇보다도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 변화에 맞춰 남들보다 한발 앞선 제품을 내놓는 능력에 있다. 99년 논산 공장에 장류 업계 최초로 설립한 해찬들 식품연구소는 각종 기능성 성분을 넣은 프리미엄급 장류 등 신제품 개발의 첨병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2000년 웰빙(Well-being) 바람이 일면서 건강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대폭 높아진데 착안, 6년근 홍삼 성분이 함유된 홍삼고추장을 시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한 고추장의 경우 찌개전용과 볶음전용 등 개별 요리에 맞는 제품을 출시해 장류제품 전용화의 새 바람을 몰고 왔다.

지난해 시판한 고기전용 쌈장은 출시 6개월 만에 12억원의 매출액을 올렸으며, 비빔밥 전용 고추장은 간편한 요리를 즐기는 신세대 주부들에게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장류에 관한 고정관념에서 과감히 탈피, 소비자들의 식생활 습관에 대한 철저한 사전조사 등을 통해 새로운 제품을 끊임없이 개발해내고 있는 것이다.

책 읽기 통해 회사 변화 추구

해찬들은 지난해 5월 고기의 느끼한 맛을 줄이기 위한 신제품 '토맛 고기전용 쌈장'을 내놨는데 품평회에서 20·30대 소비자들로부터 쌈장으로는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제품의 아이디어를 낸 마케팅팀 류태일(30)씨는 "동료들과 독서 토론을 하는 자리에서 갑자기 제품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며 "사원간 정보 공유와 자유로운 의사교환이 기업경쟁력을 높이는데 얼마나 중요한 지를 실감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해찬들은 95년부터 전 직원들의 독서를 유도하며 회사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지난해초에는 'G2G'라는 부서를 신설하기까지 했다. 미국 스탠퍼드대 짐 콜린스 교수의 저서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의 이름을 따서 만든 부서다. 사장실 직속의 이 부서에서는 좋은 책을 선정해 전 직원들에게 읽게 하고 느낌을 공유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임원들은 매월 한 권 이상, 간부와 사원들은 두 달에 한 권 이상 책을 읽게 한다.

홍보팀 심상욱 이사는 "독서를 통해 직원간에 생각을 공유하고 동시에 회사 전체의 발전을 고민할 수 있다"며 "변화의 필요성을 전 직원과 공감하고 함께 실천하기 위한 방법으로 독서가 최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계시장 적극 개척

해찬들은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해외 진출에도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일본에서 개최된 국제 식품 박람회에 참가해 해외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현재 일본, 미국 등 한인 교포가 거주하는 6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지만, 이제는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는 고추장 소스를 개발중이다.

지난해 9월 창립 30주년을 맞은 해찬들 오정근사장은 고추장을 타바스코 같은 세계적인 소스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추장과 된장은 발효식품이라 타바스코 보다 맛이 부드럽고 건강에도 훨씬 좋은 소스"라며 "이런 장점을 살려 우리 장류가 전세계인의 식탁에 오르도록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혁기자 hyukk@hk.co.kr

해찬들은 어떤 회사

(주)해찬들(www.haechandle.com)은 6·25 전쟁 때 월남한 고(故) 오광선 장로가 31년 전 대전에 문을 연 야채·식료품 판매상 '광신상회'로 출발했다.

주로 군납을 하던 광신상회는 70년대 초 장류 납품을 제안 받고 73년 삼원식품으로 새 출발한 뒤, 장류 전문업체로서 본격적인 대량 생산 및 판매에 나섰다. 2000년 '해찬들'로 회사 이름을 바꾸는 등 제2의 도약기를 맞이했다.

해찬들이 현재 판매하고 있는 제품은 모두 30여종. 태양초고추장 등 고추장 7종을 비롯해 된장 4종, 간장 8종, 쌈장 3종, 초고추장, 까나리액젓, 멸치액젓, 식초, 물엿, 당면 등을 아우르고 있다. 직원수는 720여명이며 지난해 매출액 1,700억원의 탄탄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해찬들은 해외시장 진출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일본 미국 캐나다 등 60여개국에 장류를 수출하고 있다. 수출액도 2000년 32만달러에서 2001년 80만달러, 2002년 120만달러, 지난해 200만달러로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품질관리(TQC) 도입, 고추장 품질 KS인증 획득, 국내 최대 규모의 논산제분공장 준공, 한국 품질인증센터의 생산 및 판매시스템에 대한 ISO 9001, 9002 인증 획득 등 선도적인 제품 개발과 첨단 기술 도입을 주도해왔다. 특히 장류업계 최초로 위생관리(HACCP: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 시스템을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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