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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 주위에 사마귀 같은게… 성병의 일종 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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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 주위에 사마귀 같은게… 성병의 일종 이래요

입력
2004.0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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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의 여대생 A씨는 얼마 전 항문 주위에 사마귀 같은 것이 2,3개쯤 돋은 것을 발견했다. 오톨도톨한 것이 돋기만 했을 뿐 별다른 통증은 없었지만 뭔가 짚히는 게 있었던 A씨는 곧바로 병원을 찾았다. 아니나 다를까 의사로부터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성병의 일종"이라는 말을 듣고 A씨는 남자친구의 요구로 항문 성교를 했던 일이 떠올랐다. A씨는 곧바로 이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생식기나 요도뿐 아니라 항문도 성병을 앓는다. 더욱이 개방적인 성문화가 확산되며 동성애자 사이, 또는 남녀 커플 사이의 항문 성교가 성병을 옮기는 매개가 되고 있다.

항문에만 생기는 성병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나 항문 주위는 평소 눈에 잘 띄지 않고 일부 성병 은 별 증상이 없기도 해 병을 키울 수 있다.

특히 젊은 여성들은 정작 병원은 안 가고 인터넷 포털 사이트나 병원 홈페이지를 전전하곤 한다. 이런 사이트를 보면 "남자친구와 애널 섹스(항문 성교)를 했는데 아무 이상 없는지 확인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나요?" "갑작스럽게 당한 뒤 항문에서 피가 났는데 병원을 꼭 가봐야 할까요?"라는 질문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대장항문질병 관련 인터넷 상담을 하는 하사랑외과 김남렬 원장은 "항문 성병에 대한 문의가 적지않은데 대부분 심각할 정도로 질병에 대해 무지하다"고 말했다.

항문 성병 중 가장 흔한 것은 콘딜로마. 인유두종 바이러스(HPV)에 의한 감염으로 항문 주위에 사마귀 같은 것이 생겨 심하면 항문의 안까지 퍼진다. 별다른 통증이나 증상이 없고 간혹 출혈, 가려움증을 동반한다.

에이즈 환자의 최고 25%에서 발견될 정도로 20∼30대 남자 동성애자에게 많다.

콘딜로마는 국소 마취 후 제거 수술을 받는데 재발이 잦다는 것이 문제다. 잠복한 바이러스에 의해 약 80%는 다시 사마귀가 돋으므로 한달 간격으로 2번 제거수술을 받아야 한다. 항문 안쪽의 사마귀는 제거가 어려우므로 번지기 전에 조기치료를 받는게 좋다. 김 원장은 "콘딜로마는 만성화하면 항문암으로 발전한다"고 경고했다.

물집과 궤양이 생기며 심하게 아픈 단순포진(헤르페스)도 한번 감염되면 신경에 잠복, 피로할 때면 언제든 다시 나타나는 골치아픈 성병이다. 이밖에 항문에 고름이 나오면 임균성 항문 직장염을, 궤양이 생기며 변을 볼 때 통증이 심하면 항문직장 매독을 의심할 수 있다. 둘 다 항문 성교에 의해, 또는 음부에서 항문으로 퍼져 생길 수 있다. 임균이나 매독 감염은 세균에 의한 성병이라 페니실린으로 치료된다.

항문 성병도 문제지만 사실 질이나 요도가 성병에 감염된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더 흔하다. 강남성모병원 비뇨기과 임필빈 전임의는 "성병은 동시감염이 흔하므로 남성은 비뇨기과, 여성은 산부인과를 찾아 혈액, 소변, 질 검사를 통해 모든 성병을 확인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배우자와 동시에 치료를 받아야 재감염되지 않는다는 점.

성병 전염을 막으려면 콘돔을 잊지 않아야 하며 항문 성교와 질 성교를 병행할 땐 콘돔도 갈아끼워야 한다. 콘돔을 사용하더라도 항문 성교는 항문을 파열시켜 피가 나기 쉽고 이를 통해 세균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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