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11시 전남 장성군 장성고 체육관. 반옥진 교장이 졸업식 '회고사'를 읽어내려 가자 누구랄 것 없이 선생님들의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 자식 같은 제자들을 떠나보내는 아쉬움도 있지만 무엇보다 7년째 졸업생 전원을 4년제 대학에 진학시키는 '기적'을 이뤄냈다는 기쁨이 컸기 때문이다.시골 고등학교들이 매년 일을 내고 있다. '3류 학교'라는 주위의 편견을 비웃기라도 하듯 남다른 교육방식으로 '졸업생 100% 4년제 대학 합격'이라는 성공신화를 이뤄내고 있는 것.
장성고는 올해 서울대 4명 등 졸업생 283명 전원이 4년제 대학에 합격했다. 졸업생 전원이 4년제 대학 합격의 역사는 1985년 개교 이후 7년째다. 전남 담양의 창평고도 서울대 8명과 고려대 4명 등 졸업생 322명 모두 4년제 대학에 진학시키는 등 4년째 졸업생 전원을 4년제 대학에 보내고 있다. 특히 고입 연합고사에 떨어진 학생들이나 가던 3류학교라는 비아냥을 받았던 창평고의 괄목할만한 입시성적에 교육계도 깜짝 놀라고 있다.
이들 학교의 성공비결은 과외 없는 수준별 맞춤 교육과 독서. 재학생의 80%가 기숙사 생활을 하는 장성고는 농어촌 학생들의 취약 과목인 수학과 영어를 입학 때부터 수준에 맞춰 교육하고 있다.
'전교생 70% 기숙사 생활'이라는 전통을 만든 창평고도 맞춤교육을 실시하면서 2만여권의 장서를 보유한 1,000석 규모 도서관을 24시간 개방해 독서를 통한 향학열을 북돋우고 있다.
이들 학교가 스파르타식 입시교육만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두 학교 모두 자율과 규율을 통한 인성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골프반, 검도반, 만화그리기반 등 30여가지의 특기·적성 교육반을 운영해 학생들의 자질 계발에 나서고 있다.
장성고 국현미(36·여) 교사는 "교사들의 열의와 학생들의 향학열, 학부모들의 믿음이 한 박자를 이뤄 결실을 맺은 것 같다"며 "학생들에게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진로를 택하도록 지도하고 있는 것도 성공비결 중 하나"라고 말했다.
/장성=안경호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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