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은 6일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완화와 상호 신뢰구축을 위해 장성급 군사당국자 회담을 조속히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남북은 이날 오전 서울 신라호텔에서 13차 장관급회담 종결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6개항의 공동보도문을 발표했다.장성급 군사회담 합의와 관련, 남측 신언상 회담 대변인은 "매년 5∼6월 꽃게잡이철에 되풀이되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부근의 우발적 군사충돌 방지 문제를 우선적으로 협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성급 군사당국자회담 합의는 2000년 9월 1차 남북 국방장관회담 이후 끊어졌던 고위급 군사협의채널을 복원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핵심쟁점이었던 핵 문제와 관련, '완전폐기를 전제로 하는 동결'과 '동결 대 보상 동시실행'을 주장하는 남북의 의견이 맞섰으나 "6자회담이 결실있는 회담이 되도록 협력한다"는 선에서 합의했다. 개성공단 개발 문제는 상반기 중 1만평 규모 시범단지 조성에 협력키로 하는 등 조속한 시일 내에 1단계 100만평 개발을 본격 추진키로 했다. 또 9차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3월 말에 금강산에서 개최하고 5월4일부터 14차 장관급회담을 개최키로 했으며, 8월 아테네올림픽 공동입장에도 잠정 합의했다.
남북은 그러나 고대사 공동연구와 'COREA' 국호표기 문제 등에서는 접점을 찾지 못한 채 계속 협의하기로 했다. 북측은 이번 회담에서 봄철 파종기를 앞두고 비료 20만톤 지원을 공식 요청했으며, 남측은 국회와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구체적인 지원 시기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번 회담에서 남북은 각자의 목표를 일정부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이다. 정치·군사분야에서도 남북교류를 확대하겠다는 남측의 목표는 장성급 군사당국자회담 개최로 이어졌고, 북측은 지지부진한 남북경협에 대해 남측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성과를 얻었다. 그러나 장성급회담의 경우 북측이 군부의 확답을 얻지 못해 "조속한 개최를 군사당국에 건의하겠다"는 정도로 약속, 개최 여부에 변수가 남아 있다. 김령성 단장을 비롯한 북측 대표단은 이날 오전 10시 아시아나항공편으로 베이징(北京)으로 출국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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