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를 위해 몸과 마음을 바쳤던 열정을 앞으로는 국민과 고객에게 바치겠습니다. 특수요원 출신들의 강인한 진면목을 기업활동을 통해 다시 보여주겠습니다."북파공작 특수부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실미도'가 국내 흥행기록을 연일 갱신하고 있는 가운데 북파공작원 출신 동지들이 다시 모여 회사를 차리고 왕성한 사회활동에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북팍공작원 출신들의 모임인 '대한민국 HID'(Headquarters Intelligence Detachments) 인천본부 소속 7명의 회원들.
이들은 지난달 8일 인천 남동구 간석3동에 (주)인천HID라는 법인기업체를 설립하고 사업 전선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각종 경비와 청소 및 인력파견업이 이 회사의 주요 사업이다.
회사를 세운 이들의 연령대는 다양하다. 한국전쟁 직후 HID에서 활동한 60대에서부터 1990년대 초반에 북파활동을 마치고 전역한 30대에 이르기까지 여러 연령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적어도 한번 이상 북한에 잠입해 생사를 넘나드는 작전을 수행한 경험을 갖고 있는, 그야말로 최고의 '특수요원'들이다.
이들은 경기가 한창 불황인 때 회사를 세워 일감이 적은데다 영업업무가 아직은 손에 익지 않는 등 적지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과거 험난한 지옥훈련 시절을 상기하며 불굴의 사업 의지를 보이고 있다.
"북파공작원 출신들은 사회로부터 받는 편견과 냉대로 인해 직장도 제대로 갖지 못하고 하는 일마다 좌절을 겪어 다들 죽고싶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강한 정신력과 의지로 지금까지 버텨왔고, 이제는 무엇인가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해 의기투합을 해서 회사를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국가와 민족이 아닌 고객서비스와 이익창출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칠 각오가 되어 있다는 게 이들 모두의 한결 같은 결의다.
이 회사 이덕로(48) 부회장은 "많은 국민들이 북파공작원은 범죄자 출신이라고 생각하지만 대다수 회원들은 국가에 헌신하려는 충성 하나만으로 청춘을 보낸 이들"이라며 "이제는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마음으로 회사에 모든 정열을 불사르겠다"고 말했다.
/인천=송원영기자wys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