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만 핀켈슈타인 지음 신현승 옮김 한겨레신문사 발행·1만2,000원
"로만 폴란스키의 '피아니스트', 로베르토 베니니의 '인생은 아름다워', 스티븐 스필버그의 '쉰들러 리스트'를 보며 전세계인이 눈물짓고 있을 때 유대인 엘리트는 '홀로코스트 신화'가 쌓아올린 보호막 뒤에서 운전기사가 딸린 리무진을 타고 다녔고 스위스 은행을 협박해 홀로코스트 희생자들의 예금을 부풀려 받아냈다."
저자의 주장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할리우드 영화가 전하는 대로 사람들은 유대인만이 나치에게 대량학살(홀로코스트)되었을 거라 믿는다. 그러나 나치가 짓밟은 것은 유대인만이 아니었다. 나치는 공산주의자, 장애인, 50만 명의 집시를 학살했다. 전후 독일이 홀로코스트를 사과하고 600억 달러의 배상금을 지급했지만 많은 돈이 실제 희생자가 아닌 유대인 공동체 재건 자금, 랍비와 유대인 지도자에게 흘러들어갔다.
홀로코스트가 신화화되고 나아가 유대인을 보호하는 막강한 권력이 되었다는 이 논쟁적인 책의 저자는 놀랍게도 홀로코스트 생존자의 아들이다. 그는 이 책을 낸 뒤 유대인 단체의 압력으로 뉴욕대 교수 직을 떠나야만 했다. 저자는 홀로코스트에 대한 추모의 뜻이 '희생의 허울로 막대한 이익 챙기기', '특권을 즐기는 도덕적 부패'로 변질되는 과정을 집요하게 추적하면서 홀로코스트가 주는 교훈이 왜곡돼서는 안된다고 역설한다.
/이종도기자 ec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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