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소설가 겸 영화감독 무라카미 류(村上龍·52)가 쓴 직업안내서 '13세의 Hellow Work'가 발매 2개월만에 43만부가 팔려 나가는 베스트셀러가 됐다.겐토샤(幻冬舍) 출판사가 지난해말 발간한 이 책에서 평소 교육과 취업문제에 관심이 많던 무라카미는 청소년층을 대상으로 514종의 직업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자연과 과학에 관한 직업'편에서 '구름, 하늘, 강, 바다가 좋다'는 항목을 펼치면 기상예보사, 선원, 수중 카메라맨, 해녀, 스쿠버다이빙 강사 등의 직업을 알려주는 식의 구성이다.
무라카미는 서문에서 "세상에는 잘난 사람과 못난 사람, 부자와 가난뱅이 등이 아니라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두 종류가 있다"고 강조했다. 출판사측은 "이 책이 10대부터 60대까지 읽히는 것은 직업을 잘못 골라 고민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 지를 알게 한다"고 말한다. 무라카미는 술집 호스테스나 호스트도 당당한 직업으로 분류한 뒤 "용모보다도 손님의 마음을 살피는 능력이 중요하다"면서도 "맞지않는 사람은 술 때문에 간만 상하고 그만둔다"고 주의를 주었다.
자위대에 대해서도 이라크 파병 등 위험도가 높은 점을 각오한다면 취업난 시대에 여러 기술을 익힐 수 있는 괜찮은 직업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정부가 '바이오나 IT(정보기술) 산업으로 100만명 고용창출'이라고 말하지만 지독한 거짓말"이라며 "IT는 기본적으로 고용을 줄이는 것이고 바이오도 소수 연구자와 로보트만 있으면 된다"고 주장한다.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로 1976년 아쿠다가와(芥川)상을 받고 등단한 무라카미는 '희망의 나라로 엑소더스' 등 많은 베스트셀러 소설을 발표했다. 최근 한국에서는 그가 자신의 소설 '토파즈'를 직접 감독한 영화 '도쿄 데카당스'가 일본 영화개방 이후 처음으로 수입불허 판정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