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에 이어 반도체 주력상품으로 떠오른 낸드 플래시 메모리 시장에 전운(戰雲)이 감돌고 있다. 삼성전자가 독주를 하고 있는 이 시장에 최근 하이닉스 반도체를 비롯한 세계 D램 업계들이 잇따라 도전장을 내밀고 있기 때문이다.전원이 끊어져도 저장된 정보가 없어지지 않는 기억 장치인 플래시 메모리는 지난해부터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올 반도체 업계의 최대 이슈도 플래시 메모리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벌이는 삼성전자와 후발 업체들의 싸움이 될 전망이다.
뜨거워지는 낸드 플래시 메모리 시장
지난달 8일 세계 3위의 D램 업체 인피니언이 200㎜웨이퍼 월 1만장 규모로 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양산한다고 밝힌데 이어 하이닉스도 3일 200㎜웨이퍼 기준 월 5,000장 규모로 낸드 플래시 양산에 들어갔다.
또 마이크론도 최근 올해 플래시 메모리를 전체 매출의 20% 수준으로 늘릴 계획임을 밝혀 조만간 낸드 플래시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D램 메이저 4개사가 모두 플래시 메모리 시장에 뛰어들어 본격적인 경쟁에 들어간 셈. MP3 플레이어, 디지털 카메라, 휴대폰 등에 사용되는 기억 장치인 낸드(데이터 저장형) 플래시 메모리는 휴대용 전자기기의 보급 확대로 지난해부터 없어서 못 팔 만큼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차세대 반도체. 현재 낸드 플래시 시장은 삼성전자와 도시바가 각각 세계 시장의 54.3%와 36.2%를 차지하며 양분하고 있지만, D램 업체들이 모두 양산에 들어감에 따라 향후 시장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지배력 유지할까
최대 관심사는 삼성전자가 계속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 반도체 전문가들은 D램 세계 1위를 달렸던 삼성전자가 후발 업체의 추격을 뿌리치고 당분간 독주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도체 시장에선 선두 업체의 프리미엄이 만만치 않기 때문.
게다가 경쟁의 최대 관건이 될 기술에서도 삼성전자는 한수 위. 삼성전자는 지난해 4Gb 난드 플래시까지 개발했지만, 인피니언은 1Gb 샘플, 하이닉스는 512Mb 개발에 머물고 있다. 또 삼성전자는 0.11미크론(㎛)과 90나노 공정을 일부 채택하고 있는 반면, 하이닉스는 0.12㎛ 공정, 인피니언은 0.17㎛ 공정을 채택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플래시 메모리 생산 업체가 많을수록 전체 시장도 커지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오히려 기회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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