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조순형 대표의 5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노무현 대통령의 실정과 '총선 올인' 전략에 대한 비판으로 채워졌다. 연설문 곳곳에서 '더러운 손' '부패한 개혁 세력' '거짓말 대통령' '공작정치' 등 격한 표현이 구사됐다.이는 노 대통령과의 대립각을 한껏 날카롭게 세워 이번 총선의 쟁점을 현 정권에 대한 심판론으로 끌어가겠다는 전략과 맥이 닿는다.
야성을 부각시켜 반노(反盧)·비노(非盧) 성향의 지지층을 확실하게 결집시키겠다는 의도도 담고 있다. 조 대표는 이를 위해 4·15 총선을 '실패한 개혁' 및 '실패한 국정'에 대한 심판이라고 분명하게 규정했다.
특히 조 대표는 이날 원고에 없는 갑작스러운 쓴 소리를 퍼부어 총선 차출설이 나도는 장관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그는 대뜸 김진표 경제 부총리를 향해 "지난달 수원 권선구의 한 재활원을 방문, 금일봉을 돌려 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됐는데 아느냐"면서 "국민은 민생고로 시달리는데 경제부총리가 경제는 살리지 않고 이래도 되느냐"고 질타했다. 조 대표는 이어 "지금 당장 과천청사로 가 사표를 내고 책상을 정리하라"고 호통을 쳤다.
조 대표는 강금실 법무부 장관도 혼을 냈다. 조 대표는 "귀하(강 장관)는 도대체 출마하느냐 안 하느냐"면서 "가만히 보니 (언론의 출마설을) 즐기는 것 같다"고 일갈했다. 조 대표는 "법무행정 책임자가 총선에 출마하면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결과를 누가 믿느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다만 고건 총리를 향해서는 "내각을 이끄느라 고생하는 데 노 대통령이 뒤에서 장관들을 빼내려 하고 있다"고 위로해 눈길을 끌었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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