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가 거침없이 진군하고있다. 남자 실업배구 최약체로 꼽히는 한국전력은 5일 구미에서 열린 'KT&G V―투어 2004' 4차 대회 남자부 B조 2차전에서 거함 LG화재를 3―0으로 완파하고 조 1위로 준결승에 진출, 다시 한번 파란을 일으켰다. 3일 상무를 꺾고 올 시즌 7경기 만에 첫 승을 맛본 한전은 이로써 2연승을 기록, 7일 A조 2위 현대캐피탈과 결승행을 다툰다.세터 김상기의 칼날 토스를 장착한 한전은 33세의 노장 심연섭(15점)과 25세의 '젊은 피' 이병주(14점) 등 선수들의 투혼이 돋보였다. 반면 LG화재는 손석범(22점)만이 오른쪽에서 제 역할을 해줬을 뿐 거포 이경수(7점)가 상대적으로 부진했고, 수비마저 허술해 완패의 수모를 당했다.
첫 세트를 25―23으로 어렵게 따낸 한전은 2세트에서 심연섭의 오픈 강타와 한대섭의 속공을 앞세워 리시브가 불안한 LG화재를 몰아붙여 25―21로 승리했다. 기세가 오른 한전은 3세트에서도 중반 이후 2점차 리드를 유지하다가 24―23으로 쫓겼으나 한대섭이 끝내기 속공을 터트려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에 앞서 삼성화재는 A조 2차전에서 무려 31점을 신고한 장병철의 괴력을 앞세워 윤관열(16점)의 공격이 무뎌진 대한항공을 3―1로 꺾고 2연승, 준결승에 선착했다. 삼성화재는 겨울리그 64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조 1위에 올라 B조 2위 LG화재와 준결승에서 맞붙는다.
이날 경기는 프로 5년차 라이트 장병철의 원맨쇼나 다름없었다. 송곳처럼 내리꽂는 스파이크 서브(2점)를 시작으로 돌고래처럼 솟구치면서 쏘아대는 백어택과 블로킹위로 때리는 고공 강타, 대각선 틀어치기 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상대 코트를 유린했다. 수비에도 가담해 블로킹에서 4점을 건져올려 월드스타 김세진(삼성화재) 못지않은 기량을 뽐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