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페블비치의 최후 생존자가 될 것인가."67년 전통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AT&T페블비치내셔널프로암(총상금 530만달러). 6일(한국시각)부터 열전에 돌입한 이 대회는 영화배우와 스포츠스타 등으로 구성된 아마추어 2명을 포함해 4명이 함께 3일에 걸쳐 3개의 코스를 오가며 예선을 치른 뒤 컷을 통과(60위)한 선수끼리 최종라운드를 치르는 독특한 경기방식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이 대회를 메이저대회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게 하는 것은 예선 경기 중 1라운드와 최종라운드가 펼쳐지는 페블비치골프링크스(파72·6,816야드) 때문. 태평양연안에 있는 몬테레이반도의 카멜베이의 해안선을 따라 설계된 이 코스는 퍼블릭코스지만 자연과 조화를 이룬 절묘한 코스설계와 천혜의 풍광으로 미국에서 가장 좋은 골프장으로 손꼽힌다. 변화무쌍한 바닷바람과 울퉁불퉁한 그린 등으로 선수들을 6시간 이상 코스에 묶어두는 것으로 악명높은 이 코스는 이번 대회는 물론 4번의 US오픈을 치르면서 마지막 홀까지 승자를 점칠 수 없는 명승부를 연출해왔다.
페블비치골프링크스의 명물은 7번홀과 18번홀. 파3인 7번홀은 투어 코스 중 가장 짧은 106야드에 불과하지만 해변과 바로 맞닿아 있어 거센 바람에 선수들이 클럽 선택에 어려움을 겪을 때가 많다. 대회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1992년 대회 3라운드에서 샌드웨지를 꺼내들었던 톰 카이트가 최종라운드에서는 6번 아이언을 사용했다고 소개하고 있다.
2000년 비행기사고로 사망한 페인 스튜어트의 추모식이 열리기도 했던 파5 18번홀(543야드)은 페어웨이 한 가운데 우뚝 서서 수많은 스타의 탄생을 지켜봤던 두 그루의 소나무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골프팬들은 더 이상 이 소나무를 볼 수 없게 됐다. 수년전부터 수액이 썩는 병에 걸리는 바람에 지난해 가을 생명을 다했기 때문. 골프장측은 대회가 끝난 뒤 30야드 더 위쪽에 두 그루의 사이프러스나무를 대신 심을 예정이다.
한편 올 시즌 처음으로 동반 출격에 나선 최경주(34·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와 나상욱(21·미국명 케빈 나·코오롱엘로드)은 6일 오전 1시10분과 30분에 포피힐스골프코스(파72·6,873야드)에서 힘찬 티샷을 날리며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