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는 흔한 질병이다. 우리나라에만 400만명 이상이 당뇨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구 10명 중 1명이 당뇨의 위험에 빠져있고, 노인의 경우 그 비율이 훨씬 높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당뇨병 치료를 위한 제약 시장 규모만도 1,300억원. 이중 400억원을 자가 혈당측정기가 차지한다. 당뇨 환자들의 손끝에서 약간의 피를 내 혈당 수치를 재는 기구다.차근식(51·사진) 아이센스 대표는 지난해 10월 외산이 대다수인 국내 자가 혈당측정기 시장에서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케어센스'로 파란을 일으켰다. 최초의 국산 제품은 아니지만, 혈당측정기의 성능을 가늠하는 바이오 센서의 정확도와 채혈량(採血量)에서 외국 최신 제품을 따라 잡았다는 사실이 화제가 됐다.
차 대표는 "채혈량과 통증, 측정의 정확도 사이에는 비례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피를 많이 뽑으면 혈당 측정이 쉽고 정확하지만, 그만큼 아프다. 반대로 피를 적게 뽑으면 통증은 줄지만, 반대로 정확도가 떨어진다. 따라서 "가능한 적은 양의 피로 정확한 혈당을 측정해내는 것이 기술"이라는 설명이다.
기존 제품의 경우 볼펜 촉 크기인 2∼4(100만분의 1㏄) 정도의 혈액을 뽑아야 한다. 과거보다 훨씬 간단해 졌지만 약한 통증이 있다. 반면 최신 해외 제품은 1 미만(바늘 끝 크기)의 혈액만 뽑으면 된다. 비결은 혈당을 측정하는 바이오 센서의 정밀도가 크게 높아졌기 때문. 차 대표는 "케어센스는 0.5의 혈액만 있으면 된다"며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바이오 센서 기술"이라고 말했다. 양팔 어느 부위에서나 채혈을 할 수 있고, 통증도 거의 없는데다 가격도 저렴해(15만원) 당뇨 환자들 사이에 벌써 입소문이 났다.
시장의 좋은 반응에도 불구하고 차 사장은 "아직 성공을 확신하기는 힘들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학자 출신으로 벤처 업계에 입문, '기술 못지않게 마케팅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제약업계 출신의 전문경영인을 영입한 것도 이런 취지다. 그는 "바이오 센서 기술은 응용 범위가 광활하다"며 "세계 시장을 선도할 기술 개발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철환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