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을 먹는다고?"웰빙 문화가 확산되고 미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뷰티 푸드'가 거대한 시장으로 자리잡았다. 지난 해부터 인터넷쇼핑과 홈쇼핑에 '먹는 화장품' 코너가 크게 늘었고, 국내 제약사와 화장품회사는 잇따라 새 제품을 출시했다.
이들 제품은 대부분 피부를 위한 건강보조식품이다. 그런데도 과연 광고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3주만 먹으면 주름이 펴지고 기미도 깨끗이 없어질까? 여드름, 아토피에 좋다는 먹는 화장품도 있다. 뷰티 푸드를 어떻게 이해하고 이용해야 좋을지 알아보자. /김희원기자 hee@hk.co.kr
먹는 콜라겐 믿지 마라
뷰티 푸드라는 시장을 처음 만든 대표적 상품은 주름을 없애는 먹는 콜라겐이다.
먼저 수입 상품들이 인터넷, 홈쇼핑 등에 등장해 인기를 끌자 국내 제약사들도 '퀸센스' '에크포우 콜라겐' 등 먹는 콜라겐 제품을 출시했다. 콜라겐과 히알루론산이 함께 함유된 수입 식품도 있다.
콜라겐이란 피부를 구성하는 섬유성 단백질이고, 히알루론산은 여기에 붙어 쿠션 역할을 하는 다당류다. 나이가 들어 콜라겐이 끊어지면 주름이 생기고 피부가 노화한다. 그러나 콜라겐을 섭취하면 피부의 탄력이 되살아난다는 의학적인 근거는 없다. 콜라겐을 먹으면 위에서 아미노산으로 분해, 흡수되는데 이것이 피부에서 콜라겐을 합성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일본의 한 교수가 주관적인 환자 경험을 보고한 적은 있었으나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콜라겐은 식품 원료일 뿐 기능성 화장품으로서의 효과는 확인된 바 없다"고 고지했다.
바르는 콜라겐조차 분자량이 너무 커 진피까지는 흡수되지 않으며 보습효과만 있을 뿐이다. 성형외과나 피부과에서는 레이저로 진피층을 자극해 새 콜라겐을 형성케 하거나 히알루론산(레스틸렌)을 피부 밑에 주사함으로써 주름을 제거한다.
미백제품은 보조 수단
소망화장품의 '멜라 클리어', 광동제약 '하이치올C' 등 기미 주근깨를 없애는 미백 제품도 관심을 끌고있다. 주성분은 아미노산의 일종인 L시스테인과 비타민C(아스코르빈산).
아름다운나라피부과 이상준 원장은 "L시스테인은 멜라닌색소에서 검정 갈색을 만드는 진성 멜라닌보다 적황색을 만드는 가성 멜라닌을 합성, 검정색과 갈색이 옅어질 수는 있다"면서도 "하지만 실험실 연구결과만 있을 뿐 인체에서의 효과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비타민C 역시 항산화작용을 하므로 이론적으로는 멜라닌 합성을 억제하지만 피부효과는 제대로 검증된 것이 없다. 이 원장은 "일본에서도 먹는 미백 제품이 선풍적 인기를 끌다가 사그러들었다"며 "먹기만 한다고 효과를 보기는 어렵고 다만 보조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비타민은 과일 먹듯
이 밖의 많은 제품들은 사실상 비타민 미네랄 영양제에 속한다. 홍삼, 베타카로틴, 칼슘, 철분 등 6개 제품을 총칭하는 태평양 'VB 프로그램', 12종의 비타민과 6종의 미네랄을 함유한 '허브 멀티비타민 라벤다'(CJ 뉴트라), 유니온 퍼시픽 코리아의 '올웨이즈 BB', 이 밖의 많은 '뷰티 푸드'는 결국 비타민과 항산화 물질이 주 성분이다.
비타민은 항산화 작용을 해 노화를 막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인체의 신진대사를 활발히 해 건강을 지키는 최소한의 보험으로 여겨진다. 금방 피부가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버리고 "몸의 컨디션이 좋아져 피부에도 좋다"는 정도로만 인식한다면 비타민을 먹어서 나쁠 건 없다.
비타민을 섭취하는 것은 잠을 푹 자고, 술과 담배를 제한하며, 물을 많이 마시고, 자외선을 차단하고, 세안을 깨끗이 하는, '피부에 좋은 생활습관'의 하나라고 생각하면 된다.
먹고 바르기를 병행하라
'뷰티 푸드'를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은 바르는 화장품과 병행하는 것이다. 엔프라니 '페어웰 링클', 나드리 '헤르본 상황' 등이 먹고 바르는 제품을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내놓은 예. 즉 피부에 바르면 표피에는 직접 효과를 나타내지만 진피까지 도달하기는 어려우며, 먹어서는 피부에 대한 효과가 의심스럽지만 인체의 신진대사를 도울 수는 있다.
결론적으로 먹는 것만으로 피부에 대한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다. 아토피에 좋다는 오메가-3 지방산, 여드름에 좋다는 비타민 등도 있지만 효과를 그대로 믿을 필요는 없다.
그저 오메가-3 지방산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좋으며, 비타민이 인체의 균형을 조절해 주어 좋다는 정도로만 여기는 게 좋다. 피부에 대한 관리를 하지 않는다면 직접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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