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불패’(1992년)의 신비한 무술 고수, ‘백발마녀전’(93년)에서 흰 머리카락을 휘날려 적을 쓰러뜨리던 마녀 등을 맡아 아름다운 외모 뒤에 무서운 독기를 뿜어내던 홍콩 출신 린칭샤(林靑霞ㆍ49)는 중성적인 매력을 지닌 독특한 여배우다.그는 1955년 중국 산둥성에서 태어나 대만에서 고교를 마치고 대만의 인기작가 경요의 소설을 토대로 만든 ‘창외’로 데뷔했다. 유명해진 것은 83년 서극 감독의 ‘촉산’에 출연하면서. 이후 그는 남장이 잘 어울리는 여인 역을 주로 맡아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다.
92년 ‘동방불패’에서는 무술 연마를 통해 남자에서 여인이 되어 가는 무술 고수를, ‘신용문객잔’(KBS2 7일 밤 11시10분)에서는 애인을 대신해 죽어가는 남장 여인으로 등장해 독특한 인상을 심어줬다.
이후 ‘중경삼림’(94년), ‘동사서독’(94년) 등 왕가위 감독 영화에 주로 출연했으나 ‘도검소’(94년)를 끝으로 은퇴했다. 현재는 세계적인 의류업체 에스프리의 사장과 결혼해 일체의 대외 활동을 하지 않은 채 미국에서 살고 있다. 결혼 이후 유일한 연예활동으로는 98년 ‘미소년지련’의 해설을 맡아 목소리 연기를 한 것이 전부였으며 지난해 장국영 장례식장에 잠깐 모습을 드러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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