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꼬리 원숭이의 고환조직을 쥐의 피부에 이식해 쥐에서 원숭이 정자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이나 도브린스키 박사가 '생식 생물학'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밝혔다.도브린스키 박사는 원숭이의 고환으로부터 조직을 소량 채취해 이를 시험관에서 쥐의 피부조직에 이식한 다음 다시 면역기능을 제거한 쥐의 등에 주입한 결과 7개월 후 이식된 조직에서 온전한 기능을 갖춘 원숭이 정자가 생산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쥐의 피부에 이식된 원숭이 고환조직이 정자를 생산하기 시작한 것은 이 쥐의 생식기능을 거세해 뇌 호르몬 분비가 증가하면서 이식조직이 급속하게 성장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도브린스키 박사는 설명했다.
도브린스키 박사는 "인간의 고환조직을 쥐의 피부에 이식해 인간의 정자를 생산하게 하는 것도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며 그렇게 되면 남성피임약이나 독성물질이 정자 발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도 쉽게 실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사춘기가 되지 않은 아이가 암 치료로 생식기능을 잃게 될 경우 그의 고환조직을 떼어 쥐의 피부에 이식해 두었다가 여기서 생산된 정자를 나중에 이용하면 이 아이가 아버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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