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부진이냐, 글로벌 모멘텀이냐.' 지난해 말부터 수출증가를 등에 업고 고속질주 했던 자동차주가 지난달 중순부터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3일엔 1월 자동차 내수 물량 급감으로 현대차가 6%이상 하락하는 등 폭락세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4일 증시에서는, 내수부진이 예상보다 심각한 게 사실이지만 수출이 이를 만회할 수 있을 만큼 전망이 밝다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잇따르면서 반전의 조짐도 감지되고 있다.예상 밖의 내수부진에 추락하는 주가
1월 내수 판매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2일 발표한 완성차 5개사의 1월 중 자동차 판매대수는 새해 들어 내수부진이 어느 정도 회복될 것이란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1월 중 판매대수는 설 연휴에 따른 영업일수 단축과 장기 불황의 여파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4%나 급감, 1999년 2월 이후 가장 저조했다. 수출은 해외생산과 현지 조립형 반제품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0% 늘어났으나 전월에 비해서는 25.1% 줄어들었다.
이 같은 발표는 주가에 그대로 반영돼 내수회복 기대감으로 연초 사상 최고가인 5만4,500원까지 치솟았던 현대차의 주가가 4만5,000원대로 추락했다.
그러나 4일 내수부진으로 인한 비관론에 대해 일부 애널리스트들이 반박 리포트를 낸 데다 주가급락에 대한 반발 매수세도 유입되면서 추락세가 진정되는 기미도 보였다.
삼성증권 김학주 연구원은 "올들어 내수판매 회복이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침체폭이 더욱 심화하는 바람에 투자자들이 무척 당황했다"며 "1월 수출이 늘어난 것도 GM대우의 수출이 10월부터 본격화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JP모건도 자동차업종이 내수부진과 수출증가세 둔화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출호조와 신차효과로 만회할 수도
하지만 상당수 전문가들은 여전히 낙관론에 무게를 두며 내수부진보다 수출과 신차 출시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당장은 내수부진이 커 보이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수출에 따른 글로벌 모멘텀이 발생하고 신차 출시로 내수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나증권 이상현 수석연구원은 "최근 내수침체 지속과 환율하락 등에 대한 우려로 조정을 받고 있지만 내수에 대한 주가 민감도가 점차 낮아지고 현대차의 경우 내년 미국 현지공장 가동에 따른 글로벌 모멘텀이 기대된다"며 현대차의 6개월 목표주가를 6만2,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그는 특히 "수출이 내수부진을 만회하면서 주수출지역의 시장점유율 증대와 이익기여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차 출시는 내수회복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주요 업체들이 상반기부터 주력차종을 신차로 대체하면서 내수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대신증권 김상익 연구원은 " 그 동안 자동차 판매 부진으로 내수에서 노후차량이 증가하는 추세였다"며 "경기가 회복되고 신차가 시판되면 대체수요가 증가, 하반기로 갈수록 자동차 경기도 회복세를 탈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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